유로존 불안, 단기 신용시장 '꽁꽁'

머니투데이 송선옥 안정준 기자 | 2010.05.17 16:02

유로화 4년래 최저·은행간 금리 급등(상보)

유럽의 구제 계획이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며 유로화 가치가 4년래 최저로 주저 앉았다. 또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은행의 위험 노출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간 금리가 지난해 8월 이후 최고로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권내 신용 경색이 급속 악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는 17일 오전 2006년 4월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께 1.2307달러를 보이며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 10일 유럽연합(EU)의 1조 달러 규모의 유로 구제기금 조성 발표 이후로 무려 4% 급락한 셈이다.

유럽 사태 봉합을 위한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단기적 불안감에 더해 유로존 저성장이라는 장기적 위기감까지 더해져 유로 급락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속절없는 유로화=유로화의 장기적 약세 전망도 최근 단기적 급락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장기적 약세 전망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단기적 유로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UBS는 지난 주 보고서를 통해 2011년 달러/유로 전망치를 기존의 1.25달러에서 1.1달러로 하향조정하며 달러와 유로가 등가 상태로 가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JP모간의 알렉스 로에버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유럽의 대규모 구제기금이 실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라며 "투자자들의 안도감이 되돌아오기 전까지 유로화 변동성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안은 불안을 낳고=이 같은 불안심리는 단기 자금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4일(현지시간) 0.445%를 기록한 3개월 달러 리보(Libor.런던은행간금리)가 17일중 0.46%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리보는 소비자와 기업의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금리인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리보 상승이 유럽연합의 7500억유로 규모 긴급기금 설립이 유로존의 위기를 완벽하게 해결하는데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행(BOJ)는 이미 열흘 전에 유로화의 달러 환전시 투자자들에게 오버나이트 유동성을 추가하는 등 유럽의 부채 압박에 대해 우려 제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붕괴 이후 이 같은 압박은 볼 수 없었다"며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잠재적인 문제와 시장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초조해 하는지를 나타내는 경고"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승 우려는 리보보다 훨씬 유동성이 큰 크로스 커런시 스왑 시장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유로존의 지원 패키지가 공개되면서 스왑 달러 수요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

이번 위기가 발생하기 전 유로화의 3개월 달러 스왑은 60bp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구조계획이 발표되기 전 한때 이는 102bp로 치솟았으며 지난주 초기에는 78bp로 진정하는 듯 보였지만 지난 14일에는 결국 94bp를 기록한 상태다.

달러 스왑을 통해 유럽을 측면 지원키로 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럽 구제금융에 미국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미국 내 반발 여론에 부딪쳤다는 점도 부담이다.

도이치뱅크의 제럴드 루카스는 "은행의 위험노출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많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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