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않는 유럽산불' 亞 증시, 급락의 날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05.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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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유럽발 불안에 일본 증시가 2%, 중국 증시가 3% 떨어지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MSCI 아시아퍼시픽지수는 6개월래 최대폭 떨어졌고 유로화 가치는 4년 저점으로 추락했다.

◇ MSCI아시아지수, 한달새 9.7%↓



재정 불안 여파로 유럽의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 속에 MSCI아시아퍼시픽지수는 17일 오후 3시55분 현재 전일 대비 2.9% 밀린 116.57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27일 이후 최대 장중 하락폭이다.

MSCI아시아퍼시픽지수는 지난달 15일 연 고점을 찍은 후 약 한달 동안 9.7% 폭락했다. 남유럽 국가 부채 누적 불안과 중국의 부동산 과열 억제 움직임이 더해진 결과다.



일본 증시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오후 2시4분 현재 전일 대비 2.2% 밀린 1만232.10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 증시 코스피지수는 2.7% 빠졌다.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3% 떨어진 채로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대만 증시 가권지수와 홍콩 증시 항셍지수는 오후 1시7분 현재 각각 2.4%, 2.5% 하락했다. 앞서 거래를 마친 호주 증시 ASX200지수는 2.7% 하락 마감했다.

◇ 유럽 불안으로 유로·상품 동반 급락

유로화는 달러, 엔 등 주요 통화를 상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오후 2시12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0.0076달러(0.62%) 빠진 1.228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앞서 달러/유로 환율은 2006년 4월18일 이후 저점인 1.2235달러를 찍기도 했다. 엔/유로 환율은 지난 6일 이후 저점인 112.46엔까지 떨어졌다.

유럽 경기회복 둔화 우려로 주요 상품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 인도분 선물은 전거래일인 지난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 EX)에서 3.8% 급락한 배럴당 71.61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장중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구리, 아연 등 6개 주요 금속가격을 추종하는 런던금속거래소(LME)지수는 3.6% 밀렸다.

유럽 재정 불안은 은행주들의 발목을 잡았고 유로화 약세는 수출업체들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회복세 둔화 전망은 원자재 관련주들의 약세 원인이 됐다.

홍콩 증시에선 유럽 매출 비중이 36%에 달하는 HSBC은행이 2.6%,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3.6% 각각 떨어졌다. 중국 최대 연안 석유 개발업체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3.3% 하락했다.

일본 증시에선 기계 제조업체 모리세이키가 5.1% 밀리며 1000엔대 아래로 떨어졌고 일본 2위 중장비제조업체 IHI는 4.9% 급락했다. 일본 최대 원자재 무역업체 미쓰비시상사와 세계 최대 디지털카메라 생산업체 캐논은 3.5%, 1.7% 각각 하락했다. 미쓰비시중공업 역시 3.5% 밀렸다.

호주 증시에선 BHP빌리튼이 3.9%, 호주 최대 은행인 호주 커먼웰스은행이 1.7% 각각 빠졌다.

◇ '유혈시위' 태국 증시도 추락

태국 증시는 한달 이상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시위로 인한 정정 불안에 발목이 잡혔다.

태국 반정부시위 사상자는 이미 300명에 육박한다. 이날 방콕 응급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1달 이상 시위가 이어지며 35명이 반정부시위대와 정부 진압군간의 유혈 충돌로 목숨을 잃었다. 다친 사람도 244명에 이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앞 다퉈 태국 증시를 떠나면서 이날 태국 증시 SET지수는 2.8% 밀렸다.

지난주 태국 증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147억바트(5억4300만달러) 어치의 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1월23일 이후 최대 주간 순매도 규모다. 2007년 11월 당시에도 정정 불안이 원인이 돼 외인 투자자들이 태국 증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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