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포르투갈과 이탈리아가 지난 주 ECB의 도움으로 국채 발행을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지만 이는 미봉책일 뿐 ECB의 장기적 역할이 의심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리갈&제너럴 인베스트먼트의 게오르그 그로즈키 애널리스트는 "(국채시장에서)실제 수급 능력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더 주문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라며 "ECB는 문제국가들의 채무 문제를 연장시키고 있으며 스스로의 신뢰도도 갉아먹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지 않아도 초 약세에 접어든 유로화가 ECB의 국채시장 개입으로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UBS와 바클레이는 현재 1.28달러 수준인 달러/유로 환율이 1.2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ECB의 고민은 지난 주 국채 매입 추이에서도 반영돼 나타났다는 평가다. 시장 관계자들은 ECB가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대한 국채 매입에 나선 지난주 첫날에만 70억유로를 소화해 냈지만 이후 목요일까지 매입량을 20억유로로 대폭적으로 줄였다고 전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긴축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문제국가'들의 국가 디폴트 우려가 지속돼 일반 투자자들이 국채 시장에 뛰어들기 힘들다는 점도 ECB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민간 자본의 참여 없이 ECB가 홀로 국채물량을 소화해내기는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WSJ은 문제국가들은 향후 수차례 국가채무와 관련된 협상을 진행해야 하며 이 때 마다 이들 국채를 보유한 민간 투자기관은 손실을 보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