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성원건설 오너가 직접 나서라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0.03.16 08:33
성원건설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오너인 전윤수 회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급여를 8개월이나 받지 못한 직원들과 피와 땀의 대가를 돌려받지 못한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아우성이다. 월급을 받지 못해 수백만 원을 대출받은 어느 직원은 노조 홈페이지에 "오너가 대출금 이자를 대신 갚으라"며 참담한 심경을 남겨놓았다.

노조는 회사 부실의 탓을 전 회장 일가에 돌리고 있다. 족벌경영과 독단적인 경영으로 회사의 부실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지난 2월 성명에서 노조는 "성원건설은 무모한 해외 저가 공사 수주로 인한 사업 실패와 비전문 가족 경영에 의한 경영 오판의 심화로 인해 자력 회생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이 좌초 위기를 맞을 때 최고경영자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선다. CEO의 경영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실패만으로 그에게 비난이 쇄도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그의 무책임한 태도와 안이한 생각 때문이다.

전 회장은 노조가 공멸을 우려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요구하며 집회에 들어간 지난해 말 이후 직원들 앞에 한 차례도 나서질 않고 있다. 자산매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말만 외부에서 전달했다. 하지만 회사는 신용위험평가 D등급을 받고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많은 직원들이 짐을 싸야 했다.


사실, 국내 미분량 물량 적체에서 비롯된 성원의 위기는 지난해 초부터 감지됐다. 직원들 월급도 이때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해외사업을 통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이때에도 우려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았다. 그 사이 유동성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 결국 그가 매달렸던 리비아 프로젝트는 높은 부채에 발목이 잡혔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리더의 역할은 빛나는 법이다. 전 회장은 자신을 맡고 따라와 준 직원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 사재출연 등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재산이 없다면 없는 대로 직원들과 만나 어려움을 설명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기업회생절차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인의 의지와 성실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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