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감면 종료 한달, 부동산시장 침체 늪으로…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10.03.11 16:19
부동산시장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양도세 감면혜택이 종료된 이후 신규분양시장뿐 아니라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과 경매시장까지 침체 양상이 확산되는 추세다.

여기에 성원건설의 D등급 판정으로 건설업계 부도 공포가 퍼지면서 앞으로 부동산 심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도세감면 종료… 분양시장 침체의 '신호탄'=지난달 12일 양도세 감면혜택이 종료되면서 신규분양시장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지난해 말 밀어내기 분양공세로 청약물량도 많지 않다.

지난달 청약성적을 살펴보면 흑석한강푸르지오, 둔촌 푸르지오 등 서울 뉴타운과 재건축 아파트만 '반짝' 열기를 보이는데 그쳤다. 한강푸르지오는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그동안 흑석뉴타운의 인기에 훨씬 못 미친다. 지난해 7월 분양한 흑석뉴타운 센트레빌은 평균 경쟁률 29대1, 최고 111대1을 기록했지만 한강푸르지오는 평균 9.9대1에 머물렀다.

양도세 감면혜택의 수혜지였던 경기·인천과 지방 분양시장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3일 청약을 받은 안양석수 코오롱 하늘채는 일반분양 67가구 모집에 단 8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1050만원으로 지난해 11월 분양한 석수아이파크보다 150만원 가량 낮지만 청약결과는 저조했다. 지방 사업장은 대부분 청약자가 10명 내외로 사실상 '청약 0' 아파트가 속출했다.

◇재건축아파트 마저… 거래잠잠, 가격하락=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동결상태가 지속되면서 매매가도 하락세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을 견인하는 재건축 아파트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최근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고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허용 소식에도 주변 재건축 단지들은 잠잠하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지구단위계획발표 일정이 6월로 미뤄져 오히려 50~58㎡ 시세가 1500만~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은마 재건축의 상징적 의미는 크지만 대부분 과거 고점을 회복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단기간 추가 상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추격매수, '묻지마 투자'로 인한 가격상승은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에 인기는 옛말' 경매시장 꽃샘추위=경기침체시기 감정가가 낮게 책정된 매물 등장으로 활황을 보였던 경매시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양도세혜택 종료 후 한 달 동안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 응찰자수 모두 하락했다.

전달(1월13일~2월11일)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45.2%, 낙찰가율 84.7%, 평균응찰자수 6.8명 이었지만 현재까지(2월12일~3월10일) 낙찰률은 38.8%, 낙찰가율 83.1%, 평균응찰자수 6.5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5명이 응찰해 7억700만원에 낙찰됐던 잠원동 현대아파트(전용 84.4㎡)는 지난달 23일 재경매에 나와 6억8011만원에 낙찰됐다. 4개월 만에 2700만원 떨어졌고 응찰자 수도 4명으로 줄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투자자들이 낙찰 후 매각에 차질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응찰하고 있다"며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 한 경매시장도 침체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위례신도시, 시프트 등 좋은 입지 저렴한 주택으로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저렴한 공공분양을 위해 청약을 미루고 건설사 부도설 등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내집마련을 보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수도권은 미분양 물량도 많고 보금자리주택 공급도 있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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