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그 거대한 괴물자본의 실상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2010.03.04 12:15

[CEO에세이]거대기업의 '투명'은 희망사항?

기업은 법인(法人)이다. 법으로 부여된 생명체다. 회사의 존재가치는 인류 번영에 있다. 그런데 덩치가 정도 이상으로 커지면 공룡처럼 흉물스러워진다. 생태계를 깨는 괴물이 된다. 토요타는 가히 거대한 괴물자본이다. 괴물은 타자와 생명축복을 함께하지 못한다. 소통마저 져버린다. 공생의 지혜를 날려버린다. 그 괴물은 저 혼자 살기 위해 모두를 괴롭힌다. 괴물법인은 시장을 파괴하고 왜곡시킨다. 결국 어떤 이유에서건 그 자신은 공룡처럼 괴멸될 것이다.

"토요타에 비판적인 책은 매체에 광고를 싣는 것조차 어렵다. 무서울 정도다." 이 말은 2007년 일본에서 출판된 '토요타의 흑막'이라는 책의 저자인 전직 신문기자 와타나베가 최근 한 TV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토요타의 흑막'은 일본 내에서 4만부가량 팔렸다. 하지만 신문이나 잡지에 광고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했다. 그것은 언론이 한 해 1조원 넘는 거액의 광고예산을 집행하는 토요타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평론가 사다카 마코토 역시 "매스컴도 광고 때문에 토요타를 비판하지 않았다. 리콜사태는 숨겨진 문제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대 토요타에 언론조차 눈치 봐

일본 언론은 처음에 국수주의적 관점에서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의 보도에 감정적인 측면이 있고 올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과잉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다 일본 전체의 신뢰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토요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우선 토요타의 현지 딜러들은 리콜 파문을 집중보도한 미국 ABC방송의 자회사에 광고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섰다. 딜러를 대표한 광고대행사는 "토요타문제에 관해 과도한 보도 때문에 광고를 빼기로 했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또 토요타는 전방위적으로 미국사회에 네트워크를 형성해왔다. 토요타공장이 있는 지역구 출신 의원들과 깊은 교분을 맺어왔다. 일례로 토요타 내부 문건이 폭로되기도 했다. 그간 토요타는 미국에 대한 로비를 통해 가속페달 결함을 매트 리콜로 축소했다. 바로 리콜비용 절감(1억달러)을 자축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의회가 나서자 미국 최대 자동차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의 폭로로 미국 교통부가 처음 공식적으로 밝힌 2007년 3월부터가 아니라 무려 2003년 12월부터 토요타 차량에 대해 급가속문제를 조사했다고 시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리콜사태가 터지기 전만해도 한국의 기업가들은 토요타 모델을 칭송했다.

◇거대기업들의 '투명'은 희망사항?

그러나 실상은 자본주의가 망쳐놓은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했다는 견해도 있다. 해마다 2조엔(25조원)이 넘는 이익을 벌어들였고 12조엔(150조원)이나 되는 유보금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2008년 말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이유로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했다. 노동자 개개인을 경쟁시킨 성과주의적 생산방식이 생산성을 높였다. 하지만 노동자간 기술전수를 일부러 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품질 이상의 원인이 됐다. 돱"0세 노동자가 근무 중에 쓰러졌다. 그래서 부인이 산재를 신청했다. 그러나 토요타는 도우려 하지 않았다." 와타나베는 토요타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정보가 너무 많아서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아무도 쓴소리를 못하는 상황에서 토요타는 미국 시장을 확대한 결과 위기가 발생했다." 내부 감시도 이뤄지지 않았다. 토요타의 노동강도는 그야말로 살인적인데도 노조는 늘 사측 입장만 대변해왔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위기탈출의 해법은 토요타가 보다 투명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기대난망이다. '히든 파워'의 저자 미국 보스턴대학 찰스 더버 교수의 주장처럼 어차피 현실세계는 정치엘리트들까지 거대기업들에 봉사하는 '법인체 체계의 시대'가 온 것이다. '투명'은 너무 순진한 희망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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