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국민MC로 성공한 이유?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2010.02.25 12:15

[CEO에세이]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경청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은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본다. 이 '자기 눈'이 정체성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지만 보편성을 놓치는 함정이기도 하다. 사람들끼리 패거리지기도 하고 소통도 안되고 갈등이 생기는 건 바로 '자기 눈' 때문이다.

경영자에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바로 생산전문가 출신들과 판매전문가 출신들이다. 시쳇말로 '공(工)돌이 경영자'와 '상(商)돌이 경영자'다. 리더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인 전문가로서 역량이 요구되는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어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인 통합인의 양식과 능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경청'은 리더의 최고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자기 혼자 만능이 못된다는 자각과 겸손한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경청에는 경청(傾聽)과 경청(敬聽)이 있다. 귀 기울여 듣는 것과 받들어 듣는 것이다.

강호동 MC가 '국민 MC'로 우뚝 선 비결은 뭘까. '청산유수의 말솜씨'도 아니다. '훤칠한 용모'와도 거리가 있다. 강호동 MC는 천하장사 출신답게 힘차고 꾸밈이 없고 왁자지껄하다. 그는 무엇보다 출연진부터 기분좋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그 큰 덩치를 흔들면서 확실히 웃어주고, 데굴데굴 굴러주고, 삐져주고, 골탕을 당하고 또 그러면서 동고동락(?)한다.

◇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경청

그것이 바로 '강호동의 경청과 응답'이다. '체력'에 앞서는 '심력'이다. 물론 시청자 말씀에도 경청을 다한다. 경청은 만사형통의 열쇠다. 한국의 대표적 중화학기업에 새로 취임한 CEO가 "소통은 설득이 아닌 듣는 것"이라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맞는 말이다. 말로는 '듣는 것'이 매우 쉽다. 그러나 현실은 듣는 척하는 경우가 많다.


리콜사태에 따른 토요타자동차의 위기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경청'이 소홀해진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자동차산업의 연구자인 중앙일보 김태진 기자의 취재일기다. "토요타자동차는 1950년에 재고 과잉으로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이번 대량 리콜사건보다 더 큰 위기였다. 당시 대주주였던 토요타 일가는 지분을 포기하고 금융권의 협조융자를 받는다. 창업자가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토요타는 판매를 전담하는 자판(自販)과 차를 만드는 자공(自工) 둘로 쪼개졌다. 판매를 예측하지 못하고 잔뜩 차를 만든 데 대한 책임을 금융채권단이 물은 것이다. 이후 토요타는 한국전쟁 특수가 생긴데다 영업통인 자판 출신들이 소비자 불만을 자공에 잘 전달해 팔릴 만한 차를 만들었다. (중략)

◇상돌이와 공돌이 경영자, 균형 이뤄야

1982년 일대 전기를 맞는다. 토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이 사장에 오르면서 창업자의 숙원이던 자판과 자공통합을 이뤘다. 이후 토요타는 약진해 연간 1000만대로 세계 1위에 오르기까지 글로벌 확장기를 구가했다. 요즘 토요타 리콜이 심상치 않다. 품질 신화가 깨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수년 전부터 소비자들이 지적한 불량이 경영층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데 있다. 여기에는 토요타가 90년대 각종 품질조사에서 1등을 독차지하면서 자공 출신들의 어깨가 으쓱해진 것이 한 이유로 꼽힌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요즘 어떤가. 김 기자의 예리한 진단은 계속 이어진다. "현대·기아자동차도 2002년 이후 급격히 해외생산을 늘렸다. 내년이면 해외생산 규모가 3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래서 그런지 2005년 이후 현대·기아차 임원인사 때 국내영업 출신들이 빛을 덜 보는 듯하다. 품질전쟁의 최전방 보루는 소비자 불만이 경영층에게 전달되는 소통에 있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소비자 불만을 계속 제기해야 하는 임원의 쓴소리를 껄끄러워 하는 최고권력자의 낌새라도 느껴지면 쓸 만한 발언이 일시에 사라져버리는 게 조직의 현실이다. '세종시'의 고통도 지도자들의 '이기적인 우이독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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