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0.3%p↓' 줄잇는 코픽스대출, 은행 '냉가슴'

오상헌 정진우 김지민 기자 | 2010.02.23 15:26

(종합)신한 24일 판매, 우리·하나·농협 25일 출시… "금리인하 마진축소 불가피"

은행권에서 새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 자금조달금리지수) 연동 대출 상품이 뒤늦게 쏟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이 SC제일은행과 기업은행에 이어 3번째로 코픽스 연동 대출을 24일부터 판매키로 했고 주요 은행들도 25일께 코픽스 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새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고객들의 선택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신한銀 24일부터 판매··· 대출금리 최고 0.3%P↓= 신한은행은 코픽스(COFIX, 자금조달금리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을 24일부터 일선 영업점에서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신규 취급액과 월말 잔액 기준에 금리변동주기 6개월을 적용한 2가지 상품이 출시됐다. 12개월은 아직 검토중이다.

대출금리는 잔액기준의 경우 연 4.91~5.71%, 신규 취급액은 4.78%~5.58%로 결정됐다. 이날 현재 신한은행의 CD연동 대출금리는 4.88~5.88%다. 코픽스 대출이 CD연동 대출보다 최고 0.30%포인트 금리가 낮은 셈이다.

신한은행은 잔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코픽스 연동 상품을 취급하고 다음달 안에 전세자금대출과 중도금·이주비 대출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D연동 대출에서 코픽스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고객은 8월말까지 수수료없이 대출을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하나·외환 25일출시··· 농협, 첫 '혼합기준' 판매= 주요 은행들도 25일 코픽스 대출 상품을 출시키로 했다. 특히 농협은 은행권 최초로 신규취급액과 월말잔액 기준을 섞은 혼합기준 대출도 취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25일 코픽스 대출을 출시한다. 대출금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신한은행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금융 지원 차원에서 전세자금을 포함한 모든 주택 관련 대출에 코픽스가 적용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코픽스 대출을 25일에 출시하기로 했다. 최근 차세대전산시스템을 도입한 국민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3월초까지 코픽스 대출을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은 코픽스 대출상품인 'NH채움 모기지론'을 출시한 후 25일 출시하고 26일부터 상담접수를 받기로 했다. 일선 영업점에선 내달 2일부터 코픽스 대출이 본격 판매된다. 농협은 은행권 최초로 잔액기준과 신규취급액 기준을 혼합한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대출금리는 기존 CD연동 상품보다 평균 0.15%포인트 정도 낮게 책정했다.

여기에다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근저당권 설정비를 면제해 가산금리를 0.25% 가량 인하할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코픽스 대출로 최고 0.40%포인트의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눈치보다 금리 낮추지만··· "수익성 훼손" 고민= 은행들이 뒤늦게 금리를 낮춘 코픽스 대출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속앓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고객들의 기대에 맞추다보니 '수익성 악화'가 염려돼서다. 코픽스 기준금리가 공시된 이후 각 은행들이 '눈치보기'를 하며 상품 출시를 미뤄온 것도 적정 마진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각 은행이 출시하거나 내놓을 예정인 코픽스 대출금리는 평균적으로 CD연동 상품 대비 최저 0.10%에서 최고 0.48%까지 금리가 낮다.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이 0.10%포인트로 금리인하폭이 가장 적고, 신한은행과 농협은 각각 최고 0.30%포인트, 0.4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0.20~0.48%포인트의 금리인하 효과를 유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과 외국계은행이야 그렇다 쳐도 신한은행이 최고 0.30%포인트의 금리를 내린 것은 뜻밖"이라며 "수익성보다는 금리인하 여론에 따른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은행들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먼저 코픽스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은행들의 금리 수준에서 대출금리를 결정할 수밖에 없겠지만 수익성 훼손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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