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쓰고 마트 끊으니 월170만원 흑자"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 2009.07.23 09:24

[녹색가계부를 씁시다<2-1>]'주부 10단'들의 녹색가계부 노하우

편집자주 | 비싼 친환경상품을 많이 사야 녹색소비자? 아니다. 석유문명 속에선 재화를 알뜰살뜰 아껴쓰고, 아낀 돈으로 친환경적으로 사는 사람이 진정한 녹색소비자다. 머니투데이는 지식경제부 에너지관리공단 탄소캐쉬백 이로운몰 에듀머니와 함께 '녹색가계부'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 캠페인은 알뜰한 녹색소비 고수들의 노하우를 전한다.

↑한살림 조합원들의 녹색소모임에서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가 녹색가계부 쓰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에듀머니
웹관리자 맞벌이 부부인 김민희·이진우 씨(가명, 서울 시흥동) 가족은 지난해 9월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면서 대형마트 출입을 끊었다. 대신 여성민우회 생협(www.minwoocoop.or.kr)을 이용했다. 그래도 월 가계수지는 170여만원이 흑자다.

"친환경 상품은 대형마트가 더 비싸거든요. 여성민우회 생협은 주1회 공급이라 불편한측면도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편하게 장을 볼 수 있고 계획소비를 할 수 있더라고요. 또 대형마트에 가면 뭔지 모르게 이것저것 사게 돼 계획소비를 하기가 힘들기도 하고요."

중소기업 과장인 이유진 씨(가명, 경기도 용인시)는 임신이 쇼핑 습관을 바꿨다. '지름신'이 내리면 대형마트 대신 이로운몰(www.erounmall.com)로 가게 된 것이다. 이씨는 "친환경상품은 정보를 보고 고르니까 필요한 것만 사게 된다"고 말했다.

"예전엔 일 끝내면 대형마트로 가서 할인제품, 묶음제품을 쓸어오곤 했어요. 스트레스도 풀고 친구들한테 인심도 쓰고요. 근데 임신한 후 친환경제품으로 쓰려고 하니 대형마트에선 정보를 얻기가 힘든 거예요. 친환경쇼핑몰엔 정보가 많아서 좋아요. 생각하고 사니 충동구매를 하지 않아 가계부 쓸 때 기분이 좋고요."

◇가치를 소비하는 에코맘 늘어='에코맘(Ecomom)'. 원래는 가정, 학교, 직장 등 일상생활 속에서 생태주의적인 삶을 추구하는 미국의 주부들을 가리키던 말이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2월 "미국 전역에 에코맘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을 때만 해도 한국에서 '에코맘'은 딴 나라 얘기, 일부 계층의 얘기로 여겨졌다. 친환경제품 가격이 일반제품보다 높은데다 환경에 대한 국내 주부들의 인식도 낮았던 탓이다.

그러나 경제교육 사회적기업 에듀머니의 재무주치의들은 가계부를 잘 쓰면 에코맘, 녹색소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가계부 작성의 첫 단계가 '목표 세우기, 자신이 얻고 싶은 가치에 집중하기'이기 때문이다.

에듀머니 고객이기도 한 김민희 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러 나가면서 10년 후, 20년 후엔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했다"며 "아이와 함께 유럽여행도 가고 자연 속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어 가계부를 써 지출관리를 시작했다"로 말했다.

지출관리와 함께 선택소비를 시작하면 가치소비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제한된 예산으로 어떤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가치'를 따지게 되는 것이다. 임신한 이유진 씨의 경우, 친환경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량구매를 포기했다.

박미정 에듀머니 재무주치의는 "녹색 소비는 나와 가족뿐 아니라 미래의 환경까지도 긍정적인 것으로 만들기 때문에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녹색가계부에는 가치소비라는 수준 높은 철학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주부10단들의 녹색가계부 노하우=에코맘들과 에듀머니가 전하는 '녹색가계부 작성 요령'은 어렵지 않다. 집에 굴러다니는 가계부, 혹은 네이버 모네타 등 인터넷사이트들이 제공하는 무료가계부부터 쓰기 시작하자.

1단계 목표 세우기. '내 아이에게 유기농으로 먹이기' 같이 단기적 목표부터 '전원주택 사기' 같이 장기적 목표를 시기별로 세우는 것이 요령이다. 그러면 목표 달성에 대한 의욕이 생긴다.

2단계는 가계부 꾸준히 쓰기. 작심삼일로 끝나는 가계부 작성을 이어가려면 가급적 간단히 정리하는 게 요령이다. 콩나물값, 기저귀값 등 세세한 항목대신 '마트 쇼핑' 등 큰 항목으로 간단하게 정리한다.

3단계는 신용카드 줄이기. 체크카드만 쓰거나 신용카드를 한 장으로 통일해서 쓴다. 그러면 인터넷을 통해 사용정보를 모아 인터넷가계부에 정리하기 편하다. 그래도 지출 통제가 안 되면 대형마트 출입을 끊는다. 대형마트는 지름신을 부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4단계는 가족 동참시키기. 불필요한 지출, 충동적 소비를 막으려면 가족의 동참은 필수다. 가족이 사용하지 않는 전원을 끄려면 습관을 바꿔야 하고 외식을 줄이려면 욕구를 절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민희 씨는 남편에게 가계부를 보여주며 '미래의 꿈을 위해 노력하자'고 해 설득에 성공했다.

5단계는 녹색소비로 전환하기. 가족외식비, 식비, 육아비, 미용비는 선택소비를 통해 녹색소비로 전환할 수 있다. 가령, 외식비를 줄여 식비를 늘리면 친환경식품을 살 수 있다. 또 첨가물이 들어간 과자 구매를 줄이면 무항생제 계란과 우유를 살 수 있다.

전기ㆍ수도ㆍ가스요금과 차량유지비는 절약 자체가 녹색소비다. '환경가계부,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습관'(혼다 미야코 지음)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Kw의 전기가 1.4Kg, 10㎥의 가스가 5.8Kg, 10㎥의 수돗물이 1.6kg에 이른다.

'에너지는 돈! 내가 아낀 돈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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