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1일 귀국…與 내홍 어디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5.11 15:49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다. 한나라당 쇄신 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선 박 전 대표를 만나려는 인사들이 줄지어 있다.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에서 빚어진 이번 사태를 풀 열쇠를 사실상 박 전 대표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당 쇄신책으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내놨다 거절당한 박희태 대표부터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을 서두르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8일 김효재 비서실장을 미국으로 급파해 박 전 대표에게 '김무성 카드'의 배경을 설명하고 회동을 제안했다. 박 대표는 박 전 대표의 귀국에 맞춰 김 비서실장을 인천공항에 보내 다시 회동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도 "만나겠다고 하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접촉이 이뤄질 전망이다. 회동 시기로는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당 쇄신 특별위 위원장에 임명된 원희룡 의원도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원 위원장은 "진정성에 입각해 박 전 대표와 박 전 대표를 따르는 많은 의원들의 참여를 요청할 것"이라며 "그 분들이 가감 없이 문제점을 지적하면 원칙에 맞고 타당한 것은 앞장서서 현실화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마무리 지을 최종 수순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대표는 지난 5일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배웅 나온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지난 1월 이 대통령과 비밀회동한 사실이 공개된 데 대해 "잘못된 얘기가 나와 이해하기 힘들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에 여전히 불신이 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해석한다.


이후 박 전 대표는 미국 방문 도중 나온 친이계의 '김무성 카드'에 '퇴짜'를 놨다. 여권 내 분란을 수습하기 위해선 결국 양 계파의 '수장'이 나서야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정몽준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결국'이라는 말도 맞지만 기본적으로 두 분이 '자주' 만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에 낙관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김무성 카드'가 좌초된 마당에 극적 타결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더구나 박 전 대표와 친이계는 4·29 재보선 참패를 비롯한 여권 위기론의 원인을 두고 적잖은 인식차를 드러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친박이라는 분들이 발목을 잡은 게 뭐가 있느냐"며 위기 국면을 '친박 껴안기'로 해결하려는 친이계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내가 당 대표할 때도 주류와 비주류가 있었고 그건 항상 있는 게 아니냐"며 "이걸 갖고 화합과 갈등이 어떻고 하면서 갈등이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전제가 잘못됐기 때문에 얘기가 안 된다"라고도 말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원칙론을 강조하는 박 전 대표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지도부와 쇄신 특위에서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 이상의 얘기를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당 지도부와 주류 친이계에서도 마땅한 타개책을 내놓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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