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 마약·매춘에서 대통령 후원까지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8.12.11 14:31
↑1990년 당시 박연차 회장이 연루된 '마약·매춘' 사건을 보도한 기사(출처 : 한국언론재단 홈페이지)
불법 정치자금 논란 한 가운데 서 있는 박연차(62) 태광실업 회장. 현재는 단순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과거는 신파 드라마처럼 극과 극을 왕복했다.

박 회장은 1990년 큰 파장을 일으켰던 '재벌2세 마약·매춘사건' 당사자중 한 명이다. 당시 대대적으로 보도된 기사들에 따르면 박 회장은 모델, 탤런트 등 여성 연예인 수명과 함께 필로폰(일명 '히로뽕')을 흡입하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그해 2월 검찰에 수배됐다. 같은 달 20일 검거된 박 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방탕한 재벌2세'로 낙인찍혔던 박 회장은 사건 이후 '건실한 사업가'로 변신한다. 김영삼 정부 임기 말인 97년 그는 '금탑산업훈장'을 받을 정도였다.

2000년 2월에는 자신의 호를 딴 '정산장학재단'을 만들어 1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과학기술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다는 취지에서다. 2003년에는 베트남정부로부터 '베트남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한국인'으로 뽑혀 훈장을 받았다.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던 그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 소유 부동산을 매입한 이후. 노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박 회장의 셋째 딸이 당시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2004년에는 2002년 대선 당시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술에 취한 채 비행기 안에서 난동을 부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승무원과 기장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비행기 출발을 1시간 가량 지연시킨 혐의다. 부산지법은 지난 5월 22일 박 회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지지정당도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박 회장은 1981년에 민정당(현 한나라당) 중앙위원을, 2000년 한나라당 재정위원을 지냈을 만큼 보수진영과 가까웠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에 후원금을 제공했다.

그가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게 된 것은 2002년 대선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측근으로 불리게 됐고 여러 정치자금 관련 논란이 터질 때 마다 그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박 회장이 최근 연출한 장면은 검찰 출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11일 박 전 회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조세포탈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으로도 박 회장이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계속 만들 수 있을지, 정치자금 논란으로 그의 행보가 끝날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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