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미네르바 효과'..노란토끼가 뭐야?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8.10.30 10:14
한 네티즌의 필명 뒤에 '효과'라는 말이 붙었다. 최근 다음 아고라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 가운데 하나인 '미네르바'가 그 주인공.

미네르바는 아고라 경제토론방에서 활동 중인 한 네티즌의 필명이다. 지난달 초 리먼 브라더스 부실사태를 예측하면서 인기 논객으로 급부상했다. 이후에도 환율 급등과 주가폭락 등을 예견하자 그를 따르는 네티즌들은 점차 늘어났다.

인기가 올라가면서 그의 글 속에 숨겨진 진의를 찾아내려는 시도까지 생겨났다. 그가 쓰는 단어들 이면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시도다.

미네르바가 사용한 '노란 토끼'라는 단어가 그 대표적인 예. 미네르바는 29일 "이제 노란 토끼가 시작됐다"며 "이것이 무슨 뜻인지는 내년 봄이 오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8일 '노란 토끼'라는 제목의 글에서 달러 수급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노란 토끼'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 네티즌은 "노란 토끼는 한국을 의미한다"며 "노란 토끼가 시작됐다는 것은 국제 투기자본이 한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노란 토끼는 엔화를 의미하고, 미네르바는 앞으로 엔화 가치가 급등해 한국 경제에 위기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설명하는 중"이라는 분석도 등장했다.

미네르바가 지난 25일 이후 수차례 언급했던 '미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미네르바는 미자가 39세 여성의 이름이라고 밝혔지만, 네티즌들은 이 설명조차 해석의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자'는 미국 자본을 의미하는데, 미자가 39세라는 것은 설립된 지 39년이 지난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등장했다. '미자'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었다.


이외에도 '빨대', '코카콜라', '소주' 등 미네르바가 언급한 단어 뒤에 숨어있는 상징을 해석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미네르바의 글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그에 대한 지나친 맹신을 경계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미네르바의 예측 가운데 틀린 것도 많았던 만큼 그의 주장을 가려서 들어야 하는데, 그의 말이라면 무조건 맹신하고 그와 다른 의견을 모조리 묵살하는 분위기는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미네르바가 29일 저녁에 쓴 'IMF 달러 스와프는 곤란하다'는 글도 논란이 됐다. 미네르바는 이 글에서 한국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과 달러 스와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IMF 스와프를 한다면 한국 경제는 앞으로 5년간 그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30일 새벽 한국은행은 IMF가 아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달러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미네르바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한국 정부가 FRB와 달러 스와프를 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 자체가 미네르바의 설명이 맞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미네르바의 예측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네르바는 이 글을 통해 "환율-주가 변동 모델링 일을 했다"고 밝혀 그가 금융권에 몸담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에 대해 '고구마 파는 노인'이라고만 설명했었다.

또 살해위협 때문에 글을 당분간 쓰지 않겠다고 밝힌 다음에도 글을 쓴 이유에 대해서는 "흥미 생기면 쓰고 흥미가 떨어지면 안 쓸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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