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전염" 다우 '1만'붕괴..막판 반등에 '희망'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10.07 05:58

[뉴욕마감]다우 한때 800p 사상 최대 폭락..글로벌 침체 우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세계 증시를 휩쓸면서 다우 지수 '1만'선이 결국 무너졌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바닥'을 노린 매수세가 형성되면서 낙폭은 크게 줄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69.88포인트(3.58%) 급락한 9955.50으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1만 아래로 마감한 것은 2004년 10월26일 이후 근 4년만에 처음이다.

S&P500 지수도 42.34포인트(3.85%) 무너진 1056.89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84.43포인트(4.34%) 떨어진 1862.96을 기록,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전세계를 휩쓴 '블랙 먼데이' 행렬 앞에 뉴욕 증시는 개장초부터 바닥을 모르고 폭락했다.
한때 다우지수 하락폭이 사상 최대인 800포인트에 이르며 다우지수는 9600마저도 무너지는 '붕괴'상황에 몰렸다.
장 마감을 앞두고 '투매'에 대한 반발로 저점 매수 심리가 다소 살아나며 이날 하락폭의 절반 가량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월가는 다우지수 낙폭이 '겨우' 370포인트에 그친데 안도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시중은행에 대한 긴급 유동성 공급규모를 기존의 두 배인 9000억달러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재무부가 7000억달러 구제금융 집행 책임자를 임명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구제법안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시장 안정에 나섰지만 '떨어지는 칼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캐나다, 유럽 등 세계 각국 증시가 '블랙먼데이' 이후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달러 대비 각국 통화가치의 하락도 이에 못지 않았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도 1993년 도입된 이래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독일 정부가 히포레알(HRE)에 사상 최대규모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모든 개인예금 지급을 보증했다고 밝히는 등 유럽으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진 점이 다시 미국 증시의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 실물-금융, 안떨어진 종목 찾기 힘들어

지난주말 구제금융법안 시행에 따른 기대가 공포로 바뀌면서 금융주 하락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와코비아를 둘러싼 분쟁 악재까지 겹친 씨티그룹이 5.1% 떨어진 것을 비롯, J.P모간체이스 4.1%,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6.5% 떨어지는 등 미 금융권의 '빅3'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세계 경기 침체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세계적 제조업체들의 주가 약세도 지속됐다.

내일(7일) 실적을 발표, 어닝시즌 개막을 알리는 알코아 주가는 5.9% 미리 떨어져 실적쇼크를 대비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했다.
세계 최대 장비 메이커 캐터필러 주가도 3.9% 떨어지는 등 다우지수 구성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직원 10%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이베이 역시 실적 감소 우려로 6.2% 떨어졌다.

달러 강세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이유로 도이치 뱅크가 '유보'로 투자의견을 하향한 코카콜라도 3.1% 떨어졌다.

일라이 릴리가 주당 70달러, 6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임클론 시스템이 3% 상승, 주목을 받았다.

◇ 미 당국, '시장 붕괴' 방지 안간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재무부 등 미 정부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전방위 대책 마련에 나섰다.


FRB는 6일 연말까지 금융권 유동성 공급규모를 기존의 두배인 9000억달러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기간입찰대출(TAF)'을 통해 이같이 유동성 투입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또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인 연준에 예치한 지급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 은행권에 유동성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자는 기준금리보다 0.1%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해 지급한다.

연준은 이밖에 신용경색 해결을 위한 추가조치를 재무부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28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혹은 그 이전에 최소한 0.5%포인트 추가 금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이날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 집행을 담당할 '금융안정 보좌관'으로 닐 캐시캐리(35) 현 국제경제 비서관을 임명, 금융권 부실자산 매입 절차를 본격화했다.
조지 W 부시대통령은 이날 "'폴슨 플랜'이 실시돼 금융권의 자본확충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시장 불안심리 진정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시장 감독기구 대표들로 구성된
'대통령 금융시장 자문 실무그룹'회의를 주재한뒤 이같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세계 금융시장 및 감독기관 관계자들과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오는 10일 미 재무부에서 모여 세계 금융위기 타개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 유가 90불 아래로..달러 금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가 8개월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6.07달러(6.5%) 떨어진 87.81달러로 마감했다.

마감기준 국제유가가 90달러 아래로 떨어진것은 지난 2월초 이후 처음이다.
구제금융 집행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추세는 쉽게 돌려지지 않아 유가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지속적으로 하락시키고 있다.

달러와 가치는 유로대비 폭등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 금융권으로 번지면서 유럽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에 나설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로 폭락세를 불렀다.

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7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2.63센트(1.90%) 폭락(달러가치 폭등)한 1.3509달러를 기록중이다. 달러/파운드 환율 역시 1.55% 폭락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세계 증시가 붕락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 가격이 상승(수익률 하락)세를 지속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수익률 하락을 가속화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미 채권시장에서 시장 유동성에 가장 민감한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14bp(0.14%포인트) 하락한1.450%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13bp 하락한 3.477%에 거래됐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으로 단기 자금이 몰리면서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3달러 급등한 866.20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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