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터넷 여론통제 '신호탄'?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8.06.17 12:35

촛불 생방송 나우콤 대표 구속...포털 다음은 세무조사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촛불시위의 진앙지로 인터넷 여론이 부각되면서이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이 '다음 아고라'를 운영중인 포털 다음을 상대로 지난달부터 세무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이번엔 검찰이 '촛불집회 생방송 중계'로 유명해진 아프리카 서비스 운영사 나우콤 대표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17일 나우콤 문용식 대표를 비롯해 웹하드 업체 대표 5명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 대표는 웹하드 사이트인 '피디박스'와 '클럽박스'를 운영하면서 영화파일을 직업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헤비 업로더'들이 올린 영화파일을 삭제하지 않고 가입자들이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해당업체측과 네티즌들은 정치적 의도가 깔린 '표적수사'라며 검찰 조치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나우콤측은 "업로더에 대한 보상이나 저작권 침해를 유인하는 불법조장광고 등을 일체 제공하지 않았으며, 이외에 저작권에 대한 기술적 조치도 최선을 다해왔다"며 "이는 검찰조사과정에서 충분히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검찰권을 남용한 과잉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대표이사 구속이라는 초강수를 둔데는 촛불집회 생방송을 진행중인 아프리카로 집중되는 국민의 관심을 막으려는 정부 차원의 의도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것이 나우콤측 주장이다.

이 회사가 운영중인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00만명 이상이 생방송으로 촛불집회를 시청하면서 온라인 시위의 메카로 떠올랐으며, 운영사인 나우콤은 수혜주로 주목을 받기도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검찰측은 "이번 수사는 촛불정국과는 상관없이 지난 4월부터 진행돼왔던 사안"이며 "촛불정국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작권 침해혐의로 코스닥 상장사 대표가 구속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데다,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된 시기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 한 네티즌은 "저작권은 당연히 보호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시기가 수상하다"며 "저작권이 인터넷 탄압의 주요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몰려가 '표적수사 중단하라', '아프리카 사장 석방하라' 등 수십여개의 항의 글들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에앞서 포털 다음도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명목은 '정기세무조사'라고 밝혔지만, 다음이 운영중인 '미디어다음 아고라' 사이트가 촛불민심의 사이버 진앙지로 주목받던 시기라는 점에서 이 또한 적잖은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최근의 촛불정국이 확대된 가장 큰 원인이 인터넷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가 본격적으로 인터넷 여론 통제에 나선 것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촛불정국과 맞물려 청와대가 인터넷전담비서관을 신설하고, 한나라당이 '사이드카' 개념의 인터넷 여론 감지시스템을 도입키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