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남편이 '보증' 서달라면?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 2008.03.26 12:41

[사람&경영]단순한 삶을 위한 방법에 대해

정말 복잡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분주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 일이 일을 만들고 사람 사이에 반응이 일어나다 보니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분주함의 구렁텅이를 헤매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힘들어 죽겠다. 바빠 죽겠다. 정신 없어 죽겠다"라는 소리를 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저렇게 분주하게 사는 것일까? 그래서 얻어지는 게 무얼까?
 
어리석은 사람들은 모든 것이 복잡하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도 어렵다. 하겠다는 것인지,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 뭐를 그렇게 따지고 걸리는 것이 많은지, 뭔 눈치를 그렇게 보는 것인지… 그야말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반면 도가 튼 사람을 보면 모든 것이 단순하다. 거칠 것이 없고 눈치를 보는 것도 없고 그런 사람을 만나면 머리 속이 시원해진다. 어리석은 사람은 간단한 문제도 복잡하게 만들고, 현명한 사람은 복잡한 문제도 간단하게 만든다는 속담이 가슴에 와 닿는다.
 
어떤 직원이 상사에게 A4지로 두 장이나 되는 글을 써서 보냈다. 그 직원에 대한 상사의 답신은 단 한 줄이었다. 'What do you want?(원하는 게 뭐야?)' 이 직원의 앞날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이 직원의 편지가 긴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는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본인 자신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양가 없고 생산성 떨어지는 사람들의 특징은 말이 길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하는 지, 뭘 원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단순함은 지혜의 상징이다. 단순함은 집중력이다. 가장 소중한 것을 위해 불필요한 것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주기적으로 주변 정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사람을 정리하라. 의무감에서 만나는 사람, 만나기 싫지만 할 수 없이 만나는 사람, 만나고 나면 기분이 언짢아지는 사람은 과감하게 정리하라. 세상 고민의 반 이상은 만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서 시작한다.
 

불필요한 직함도 버려라. 별다른 역할도 하지 않으면서 철 지난 계급장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딱하다는 생각이다. 불필요한 신문과 잡지도 정리하라. 우리는 몰라도 되는 사실을 너무 많이 알고 있다. 사실 몰라서 손해를 보는 것보다 알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가끔 외국에 나가 보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데 바로 신문과 뉴스를 안 보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처럼 가끔 미디어 단식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침묵의 기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아 후회한 것보다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함으로서 후회한 경험이 얼마나 많은가? 중세 기독교 성자 토마스 아켐피스는 이렇게 얘기했다. "당신이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그 무성한 소문에 대해 듣지 않게 된다. 차라리 집에 있으면서 복된 무지를 누리는 편이 낫다. 밖에서는 최신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기쁨이 있을지 모르지만, 분명 그 결과 해결해야 하는 혼란스런 문제를 만날 것이다."

주기적인 단식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함을 주듯이 복잡한 시대에는 주기적으로 자신을 사회로부터 차단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건도 정리해야 한다. 쓸데없는 옷, 신지도 않는 구두, 가방, 책, 테이프 등이 그렇다. 버려야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오래된 고정관념과 지식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지식이 들어올 수 있다.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제 때 거절만 할 수 있어도 훨씬 단순한 삶을 살 수 있다. 거절했을 때 상대가 실망하는 모습이 두려워 우리들은 억지로 승낙을 한다. 그리고 복잡함의 회오리 속으로 들어간다. 어떤 여자는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남편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했다.

그런데 그 남편이 빚 보증을 서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승낙을 했다. 덕분에 유일한 재산인 집을 날리고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그리고 애들을 데리고 힘겹게 살고 있다. 순간의 인정을 뿌리치지 못해 평생 큰 짐을 지게 된 것이다. 단순하게 살기 위해서는 아니오 라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것을 위해서 덜 소중한 것을 덜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별 것 아닌 것에 의해 별 것이 침해 당하는 삶을 살고 있다. 단순하게 사는 것은 우리 생활에서 짐을 덜어 더욱 가볍고 깨끗하게 사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소비하는 물자와 하는 일, 대인관계, 자연과 우주와의 관계 등 생활의 모든 면을 더욱 직접적이고 소박하며 단출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외적으로는 더욱 단순하고 내적으로는 더욱 풍요롭게 사는 방식이다.(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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