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박근혜, '친박'에 훈풍 불까

오상헌, 이새누리 기자 | 2008.03.21 15:41

朴, 공식일정 재개...대구行 '친박' 지원여부 관심

박근혜 전 대표가 21일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지난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 꼭 아흐레 만이다. 박 전 대표는 그 동안 영남권 핵심 측근의 상당수가 공천에서 탈락한 이후에도 공식 입장 발표를 미뤄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께 '친박' 성향의 유영하(경기 군포)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나 거취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박 전 대표의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유 후보는 오랫동안 같이 일한 분으로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전부였다.

당내에선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측근들의 선거 지원에 나선 사실 자체를 주목하고 있다. 이날 일정이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짐작케 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다.

박 전 대표는 오는 24일 자신이 지역구인 대구 달성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선거 운동이 명분이지만 박 전 대표의 '대구행'에는 수많은 '함의'가 담겨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을 위한 전국 지원유세를 거부하고 지역구에서 '칩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은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측근 현역 의원 상당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곳이다. 김무성 최고위원과 유기준, 엄호성 의원이 뛰고 있는 부산 등도 비슷하다.


이런 맥락에서 박 전 대표가 대구에 머물면서 탈당 측근들의 측면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소속에 관계없이 '친박' 측근들의 당선을 돕는 선별 지원유세 전략인 셈이다.

이 경우 영남권 '친박 무소속연대'나 수도권 '박근혜 정당'을 표방한 '친박연대'는 강한 훈풍을 타게 될 전망이다. 현재 '친박' 탈당파들의 총선 기상도는 양호한 편이다. 영남권에선 '돌풍'이란 표현이 등장할 만큼 '맑은' 날씨다.

친박계의 좌장인 김 최고위원은 부산 남구을에서 한나라당 정태윤 후보와 견줘 17∼25.5%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몇몇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친박 무소속연대의 이인기(고령.성주.칠곡) 의원과 부산 금정의 김세연 후보 역시 한나라당 후보를 오차범위 이상으로 앞서고 있다.

'박근혜 정당'을 표방하고 나선 '친박연대'도 출격 채비를 갖춘 상태다. 서청원 대표가 서울 동작을에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홍사덕 선대위원장이 이날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서구 출마를 선언했다. '친박연대' 지도부가 각각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쌍끌이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친박연대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움직일 경우 한나라당 밖에 있는 '범박근혜계'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박 전 대표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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