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야기]집, 이기적 기대감의 극치

머니투데이 방형국 부장 | 2007.12.14 09:33
갓난 아기 엄마는 하루에 수십번씩 거짓말을 한다. 아기의 옹알이를 '엄마'라고 잘못 듣고는 아기가 엄마소리를 했다며 남편이나 시댁과 친정 어른들에게 전화로 흥분을 전한다.

아기가 벌써 엄마 말을 알아듣고 까르르 웃었다거나, 몸을 뒤집으려 한다는 등의 아름다운 거짓말이다. 갓난엄마의 아름다운 거짓말은 아기에 대한 기대감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혹시 내 아이가 천재여서 나중에 훌륭한 학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등의 기대감말이다.

기대감은 사랑의 표현이다. 누군가를 격려하고 충고하며, 교육시키는 등 물심양면으로 성원하는 것은 사랑을 기반으로, 기대감을 충족시키려는 시도들이다.

사랑과 애정없다면 기대했던 그 누군가가 그 기대감을 채우지 못했을 때 인연을 끝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부모는 자식이 기대를 저버려도 내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잘못인양 안타까워 할 따름이다. 그 마음의 근저는 사랑이다. 사랑과 애정이 없는 기대감은 그악한 이기심 또는 도박에 불과하다.

얼마전 시행업을 하는 A사장 등 몇사람이 함께 저녁을 같이 했다. A사장은 시장원리를 지키지 않은 참여정부의 좌파식 부동산 정책 때문에 주택시장이 완전히 망가져 미분양이 20만가구에 육박한다며 우파정권이 들어서야 한다고 다른사람들에게 강요하듯 강변했다.

우파인사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그의 기대감은 간절해 보이기까지 했다.

강남의 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한다. 집값이 움직이지는 않지만, 그 전전단계라 할 수 있는 급매물 회수가 이뤄진다고 한다.

양도세 완화와 종합부동산세 근간유지-완화가능, 재건축 규제 완화를 주요 부동산 정책으로 내놓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MB임팩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그에게 거는 기대감은 적잖다. 종부세 규제가 완화된다면 과세대상이 현재 공시가격 6억원 주택에서 더 위로 올라 갈 것이다.

양도세도 1주택 장기보유의 경우, 집값에 따라 감면폭을 차등하는 등의 방식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신도시 개발보다 용적률 상향이 효과적이라는 게 이 후보의 지론이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 주인들의 기대감대로 재건축 용적율은 상향 조정될 것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MB임팩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더라도 시중금리가 높아 가수요가 불과 1년전처럼 활발히 움직일 지 미지수다.

종부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완화하겠다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보유세 강화-양도세 완화'라는 기본원칙이 흔들려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얻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양도세 하나만 건드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내년 4월에 열리는 총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공약을 지킨다고 강남에 용적률을 생각없이 선물했다가는 다른 지역에서 표를 잃을 수 있어서다.

내년 2월. 누가 대통령 취임선언을 하든 내년 봄 집값이 크게 움직이면 커다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집에 대한 사랑이 도를 넘어 집이 단순히 집이 아닌 현실에서, 집문제를 둘러싸고 참여자들의 이기적인 기대감이 치열하게 맞부딪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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