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전靑비서관 "혼자 용기 안났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7.11.20 08:26

삼성 내부 핵심 관계자 고백에 진상 밝힐 절호의 국면 판단

삼성의 뇌물제공 의혹을 폭로한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현 변호사)은 20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신에게 전달된 돈다발이 삼성이 조직적으로 사회전반을 관리해왔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전 법무비서관은 이 프로그램에서 "전달된 돈 다발(을 묶은 띠)에는 서울은행 분당지점이 찍혀있었는데 돈을 받을 당시엔 이미 그 보다 1년전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으로 바뀐 상태였다"며 이 돈을 이경훈 당시 삼성전자 법무실 상무(현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1년을 묵혀뒀다고 준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1년이 지난 현금 다발은 삼성이 비자금으로 보관했던 것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또 돈다발에 숫자 5가 적혀있는 것과 관련, 이경훈 변호사가 개인에게 줄 것 같으면 굳이 5라는 숫자를 거기에 그렇게 표시를 했겠느냐며 다른 여러 쪽에도 전방위로 금품이 살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같은 두가지 정황으로 볼 때 이는 이경훈 당시 삼성전자 상무 개인이 독자적으로 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추정했다.

왜 지금 공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용철 변호사는 "그 당시 저 혼자 삼성과 싸울 용기가 안났다. 이번은 삼성 내부 핵심 관계자의 고백이 있었고, 진상을 밝힐 절호의 국면이라는 판단에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제가 아는 실체적 진실을 묻어두고 있으면 비양심적인 것 아니냐고 해서 밝힌 것이다" 고 했다.

삼성이 현금을 배달했다면 (택배 등이 아니라) 신중하게 했지 않았겠느냐는 손석희 사회자의 질문에 이 전 비서관은 "그 택배 회사의 이름이 봉투에 Y모 회사로 찍혀 있다"며 "돈 뭉치 사진을 제공한 것에 수사에 단서가 될만한 게 많다. 그 회사와 삼성이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조사하는 것은 검찰과 특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이 청와대 있을 때 비슷한 경우 있었으냐에 대한 질문에는 일일이 탐문한 사실이 없어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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