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91억'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 2심 징역 1년6개월로 감형

머니투데이 양윤우 기자 2024.09.12 17:59
글자크기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 91억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장원준 신풍제약 전 대표가 2심에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윤승은 구태회 윤권원)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앞서 1심은 장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2심은 일부 횡령 금액과 관련해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판단, 일부 형을 감형했다.



이와 함께 어음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등 횡령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무등록 대부업체 대표 이 모 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씨 역시 1심 선고형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보다 다소 감형됐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된 신풍제약은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됐다. 대부업체는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장 전 대표는 범행 가담 동안 8억 원이 넘는 금액을 조성해 횡령했고 손해를 가했다"며 "이러한 범행을 은닉하기 위해 허위 재무제표가 공시되도록 했고 이 상당액은 개인적 용도로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업경영과 회계 청렴성을 훼손해 기업 신뢰도를 하락하게 하는 범죄로 피해자 회사는 물론 주주, 임직원들에게도 무력감·실망감을 미쳤다"며 "최대 주주 겸 대표 직위에 있었던 장 전 대표는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장 전 대표와 같은 회사 노 모 전무는 2008~2017년 신풍제약 창업자인 고(故) 장용택 전 회장과 공모해 납품업체와 가짜로 거래하거나 납품가를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숨기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외부감사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당초 경찰은 노 전무가 비자금 57억 원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일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직접 보완 수사를 벌인 검찰은 추가 비자금 34억 원과 장 사장이 이에 관여한 사실을 파악했다.

노 전무는 앞서 지난 7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고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