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車 원자재 구입, 개발, 생산 모두 GM과 협력"...결과물은?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강주헌 기자 2024.09.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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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 겸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차 (왼쪽부터) 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 겸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와 GM이 자동차 개발부터 생산까지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는데 합의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수준의 협력관계인데, 두 회사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 겸 CEO가 만나 이같은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두 회사는 원자재 공급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배터리, 철강 등 차량 제조에 필수적인 원자재를 공동 구매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의 경우 자동차 원가의 대부분을 배터리가 차지하는데, 관련 비용을 낮춘다면 시장에서 보다 경쟁력 있는 차량 출시가 가능하다.

아울러 두 회사는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승용 및 상용차량을 공동 개발하고 생산하기로 했다. 1908년 설립된 GM은 자동차와 관련한 수많은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변속기를 세계최초로 양산차에 적용한 회사로도 유명하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자동차 개발에 있어서는 후발주자지만 전기차 분야에 있어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두 회사의 강점을 합쳐서 새로운 차를 개발하고 생산까지 하겠다는 것이 정 회장과 메리 바라 회장의 복안이다.



현재의 승용·상용차 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있어서도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GM은 자율주행 분야에 투자를 많이 했던 회사로 꼽힌다. 그러나 개발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투자비용이 커졌고 양 사는 치솟는 비용에 속도조절에 나섰다. GM은 올해 로보택시 자회사인 크루즈에 대한 지출을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가량 줄였고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역시 올해 직원수를 줄이고 상용화 계획을 연기했다. 이처럼 개발이 주춤한 상황에서 두 회사가 손을 잡는다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에서도 협력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GM은 혼다와 손잡고 최근 수소전기 SUV 'CR-V e:FCEV'를 선보였고, 현대차는 독자적으로 수소 기술을 개발해 수소전기차 넥쏘, 수소버스, 수소트럭 등을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두 회사 모두 UAM 기체 역시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포괄적 협력'에 나선 만큼 미래 모빌리티 개발 쪽에 더 힘을 쏟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어떤 차종을 놓고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차와 GM은 현재 다양한 파워트레인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MOU를 기점으로 현대차그룹 전체가 GM과 협력에 나설지 여부도 주목된다. 계열사 참여여부에 대해 그룹 내부에서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두 회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본 계약 체결을 위한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협업 내용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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