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선박·국내최초 오일·LNG 복합 터미널 구축…울산항이 뜬다!

머니투데이 세종=오세중 기자 2024.09.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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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누리호 외관./사진=공동취재단해양누리호 외관./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0일 울산 방어진항에 도착하자 날렵한 선박 한 척이 취재진을 맞았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울산항에서 세계에서 유일한 자율운항 성능실증센터를 운영하며 실제 시범운항을 하고 있는 '해양누리호'다. '해양누리호'는 길이 26.5m, 폭 5.4m, 총 톤수 69톤(ton), 최대 20명이 승선할 수 있는 선박이다.

해양누리호 갑판에 직접 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선박 가운데 상층부에 우뚝 솟아 선 마스트(돛대)였다. 마스트에는 10여개의 카메라와 레이더 장치가 배의 전방을 살피는 기능을 한다. 마스트의 성능은 선실로 들어서자 바로 알 수 있었다.



선박안의 여러 모니터에는 마스트에 부착된 각종 장치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배를 둘러싼 사방면의 시야와 자동차에서 볼 수 있는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전후좌후를 살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해양누리호가 출항을 하면서 파도를 헤치고 나가자 실시간으로 향하는 혹은 지난 후방의 모습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사업으로 2020년부터 자율운항선박(MASS) 기술개발을 추진해 왔다. 2025년까지 6년간 약 1200억원을 투입해 자율운항선박의 핵심 기술인 지능항해시스템 구축, 운용기술과 표준화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법상으로도 선원이 승선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지만 실제 목표는 선원 한 명 없이 원격제어로만 운항하는 기술까지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또 KRISO는 차세대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지능형 자율항해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자율운항선박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항해를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임근태 자율운항선박실증연구센터장이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임근태 자율운항선박실증연구센터장이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특히 KRISO는 세계 유일 자율운항선박 육·해상 테스트 베드를 구축 운영 중에 있다. 2022년에 준공된 '자율운항선박(MASS) 성능실증센터'는 시험선과 더불어 세계 유일 자율운항선박 육·해상 테스트베드다.

MASS센터는 자율운항선박의 운항상태 및 기관 상태를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육·해상 통합실증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자율운항선박 운항 중에 발생 가능한 수많은 상황에 대해 가상의 시나리오를 적용한 시험평가도 가능하다.


임근태 MASS 실증연구센터장은 "지난해부터 해양누리호를 바다에 띄워 실제 해역에서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운항·실증 데이터를 확보해 국제 공인 시험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목표"라고 말했다.

울산항에는 에너지 허브항으로서의 준비도 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친환경·탈탄소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연료 외에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 친환경 에너지 특화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한 '에너지허브 1단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최초 오일·LNG 복합 터미널을 구축하는 에너지허브 1단계 사업은 최초 국책사업인 동북아 오일허브로 출발했다. 하지만 대내외 에너지 환경이 변화해 친환경 에너지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기존의 오일과 친환경 에너지를 동시에 취급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 됐다.

SK가스·한국석유공사 합작법인인 KET(코리아에너지터미널)의 정진철 부사장은 "오일과 LNG를 동시에 다루는 터미널이 있는 것은 울산항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울산항만공사(UPA)는 총 사업비 1조6000억원을 투입해 복합터미널을 조성 중이다. 총 6개의 선석과 축구장 42개에 해당하는 약 30만㎡의 부지에 86만KL의 LNG 저장시설과 46만KL의 오일시설이 구축되고 있다. 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항만의 필수 부대사업인 LNG 벙커링 (선박에 연료를 주입하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울산항 외경./사진=해수부 제공울산항 외경./사진=해수부 제공
해수부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넷제로 선언에 따라 친환경 선박연료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 잔량 중 친환경 선박의 비중이 40%를 넘어 섰다. 특히, 대표적인 무탄소 연료인 수소의 브릿지 연료 역할을 하는 LNG 뿐만 아니라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선박의 발주도 크게 늘어났다. 2022년 기준 1%에도 미치지 못했던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은 LNG 이중연료 추진선박 대비 연료 효율은 낮은 편이지만 비교적 낮은 건조비용과 유지관리가 용이해 선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울산항은 메탄올을 취급 할 수 있는 탱크터미널(120만톤)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7월에는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그린메탄올 1000톤 공급을 성공적으로 마쳐 메탄올 공급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걸 세계에 알렸다.

이 밖에도 울산항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무탄소 에너지인 수소 역시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2021년 11월 '수소경제 이행기본계획'에서 2030년 한국으로 수입되는 수소를 약 200만톤, 2050년에는 약 2300만톤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UPA는 수소 캐리어로 주목받고 있는 그린암모니아 터미널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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