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 '확' 낮춘 미래형 도시 온다…"폭염·한파도 끄떡없어"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9.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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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내 연구팀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 도심의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도시 전기화'를 실현할 방법을 제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국내 연구팀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 도심의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도시 전기화'를 실현할 방법을 제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도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기세를 절감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신재생시스템연구실, 에너지ICT연구단 공동연구팀이 AI를 활용해 '도시 전기화'를 실현할 방법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지속가능한 도시와 사회'에 온라인 게재됐다.

도시전기화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 도심의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과 유럽은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기화된 도시는 날씨 변화에 따라 에너지 공급의 변동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전력망의 안전적 운영이 어렵다. 급격한 한파나 폭염 등 기상 현상도 불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안정적인 에너지 관리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건물 간 에너지 공유를 최적화하고, 에너지 수요가 가장 높을 때의 발전량을 파악해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알고리즘이다.



연구팀은 AI를 이용해 건물별 에너지 사용과 재생에너지 생산 패턴을 분석했다. 날씨, 사람의 행동, 패턴,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와 운영 상황 등 복잡한 변수가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특히 연간 단 1.7일(0.5% 수준)에 불과한 이상 기후가 전체 전력망의 안정성과 운영 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개발한 시스템을 도시 전기화 환경을 재현한 커뮤니티 단위에 적용한 결과, 건물이 자체 발전을 통해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하는 '에너지 자급자족률'은 38%, 건물이 생산한 잉여 전력을 전력망으로 내보내지 않고 직접 사용하는 비율을 뜻하는 '자가 소비율'은 58%를 달성했다. 기존 에너지 시스템에 비해 에너지 효율을 약 10~20% 높였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전기 요금을 기존보다 18%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실증에 적용한 연간 에너지 소비량이 107메가와트시(MWh)로 "해외 선진기관의 시뮬레이션 기반 연구보다 7배 확장된 규모"라며 "실제 도시 환경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논문 주저자인 한광우 에너지ICT연구단 선임연구원은 "향후 다양한 도시 환경에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개선해 궁극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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