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은행권 자본규제 강화 슬그머니 철회…월가의 승리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9.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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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


미국 정부의 은행 자본규제 강화방침에 월가 대형은행들이 1년 넘게 저항해 끝내 계획을 철회하게 만들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임기제 공무원들의 행정규제 방침을 힘으로 밀어낸 승리라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은행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따라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보유해야 하는 자본금을 늘리는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연준 이사회는 지난해 초 미국의 기준금리 급등에 따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중소형 은행들이 파산하자 은행권 자본규제를 대폭 상향하는 규제방침을 내놓았다. 연준은 자산이 2500억 달러 이상인 대형 은행의 경우 자본금을 20%까지, 그 미만의 은행은 16%까지 증가시키는 방안을 강구했다.

그러나 강화된 정부 규제방침에 대해 월가를 대표하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등 은행권 경영자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정부가 규칙을 제정하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반발해 왔다. 월가는 강화된 규칙이 은행 건전성을 강화하기 보다는 오히려 대출을 받아야 하는 고객들에게 신용을 제공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무분별한 자본규제 강화가 실제로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자본규제 강화가 금융위기 여파로 전 세계 규제 기관이 취하기로 합의한 일련의 조치 중 하나라고 재반박했다. 은행 시스템의 회복력을 강화하고 납세자 돈으로 지원되는 구제 금융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연준의 주장이었다.

결과적으로 은행권 위기가 1년 여만에 가시고 연준이 오는 9월 18일부터 금리인하를 계획하면서 이런 논쟁은 추가적인 위기전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묻히게 됐다. 연준은 이제 대형은행에 대해 손실에 대비해 보유한 준비금을 9% 늘리도록 요구하려는 새 계획을 세웠다. 연준 이사회 부의장이자 은행감독을 이끄는 마이클 바는 "새 정책 제안에 대한 광범위하고 실질적인 변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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