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싱가프로에 금투세가 있었다면 금융허브가 됐을까

머니투데이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2024.09.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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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사진=본인 제공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사진=본인 제공


싱가포르는 주식과 관련된 세금이 하나도 없다. 증권거래세만 받고 소득세, 배당세 등을 모두 없애고 아시아 금융허브가 됐다. 아시아에 있는 다국적 금융기관 80%가 모두 싱가포르에 있다. 주식 관련 세금을 모두 없애고 해외기업을 유치한 것이다. 대한민국도 동북아 금융허브를 지향한다고 했지만, 서울에 있는 홍콩 상하이 뱅크를 포함한 외국계 금융기관 여러 곳이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겼다. 가장 큰 이유가 한국에 주식과 관련된 세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국회 여야는 서둘러 협의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 한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시가총액 비중에서 1.5%인 것을 감안해 금투세를 폐지하고 해외자본을 유치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제조업 세계 5위, GDP(국내총생산) 세계 10위다. 그러나 국제금융에서 한국 금융경쟁력은 35위 정도다. 한국은 이미 증권거래세, 양도세, 소득세 등을 모두 받고 있다. 여기에 금투세까지 추가된다면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30% 이상 폭락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에 제언한다.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금융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 대만은 금투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만으로 주가가 40% 폭락했다. 이후 대만은 금투세를 완전 폐지했다. 한국의 경쟁국인 대만, 싱가포르, 홍콩, 중국은 모두 금투세가 없다.

둘째,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주식 시가총액 비중을 보면 미국 60%, 일본 5%, 중국 4%, 한국 1.5%다. 올해 한국 증권거래세 수입이 6조원 정도다. 세금을 거두는 것보다 해외기업을 한국에 유치해 자본시장을 육성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전체 상장기업의 35%가 해외기업이다. 그러나 한국의 2500개 상장 기업 중 해외 기업은 중국 기업 5개 정도다.



셋째, 미국은 증권거래세를 없애도 양도세만 20% 부과한다. 미국이 주식 투자한 전체 기간 손실 본 것을 모두 제외해주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넷째로 금투세는 개인에게만 부과된다. 외국인과 기관은 제외인데, 개인만 금투세를 부담하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다섯째로 법인세, 상속세 등을 낮춰 기업에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올해 대학생 청년취업률이 45%다. 외국인직접투자 유출액은 유입액보다 2~4배 많고,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베트남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법인세를 보면 한국 26%, 미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 싱가포르 17%, 아일랜드 12% 등이다. 아일랜드는 법인세 인하로 다국적기업 1700개 본부를 유치했다. 아일랜드는 1인당 국민소득 12만달러(약 1억6120만원)로 유럽 1위 부국이 됐다.

여당과 야당은 조속히 합의해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 경제학의 목적은 공정성과 효율성이다. 국가정책은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전체 주식투자자 1400만명 중 1% 정도가 금투세에 해당된다. 그러나 1%가 소유한 주식은 전체 주식 중 30% 정도다. 상위 1%가 한국 주식시장을 이탈하면 코스피 시장은 30% 이상 급락하게 된다. 국회가 조속히 합의해 금투세를 폐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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