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한국어 선생님[기고]

머니투데이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2024.09.11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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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3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학당 혁신포럼에서 각국 세종학당 학생들이 '한국어로 여는 꿈의 길'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2024.06.03.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3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학당 혁신포럼에서 각국 세종학당 학생들이 '한국어로 여는 꿈의 길'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2024.06.03. [email protected] /사진=전신


29살의 전신마비 체코 화가 베로니카는 왕복 6시간 거리를 마다않고 매주 프라하를 오갔다.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였다. 불편한 몸으로 인해 입과 발로 그림을 그리지만 한국어 번역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 먼 거리를 통학했다고 한다.

베로니카의 열정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우리 모두를 감탄케 한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고민을 안겨준다. 전 세계 곳곳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한국어를 배우기 힘든 여건에 있는 또 다른 베로니카들이 좀 더 손쉽고 편리하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 세종학당이 처음 설립된 것은 2007년이었다. 몽골 울란바토르 등 3개국 13개소에서 시작한 세종학당은 지난 14년간 88개국 256개소로 확장하며 100만여 명의 학습자를 배출해왔다. 게다가 한류 확산에 힘입어 매년 1만 5천여 명의 대기자가 줄을 설만큼 잠재 학습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가히 전 세계적인 한국어 학습 열풍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세종학당을 꾸준히 늘려왔음에도 그 모든 잠재 학습자를 미처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에 세종학당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AI(인공지능) 한국어 선생님'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접근하여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i-세종학당' 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세종학당에 비대면 교육과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오프라인 수업 내용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겼을 뿐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학습플랫폼인 i-세종학당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오프라인 세종학당과 동일한 수준으로 비대면 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AI 한국어 선생님을 활용하여 개인별 수준이나 문화적 환경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다. AI 선생님은 학습자의 수준과 진도에 맞는 학습 계획과 자료를 제공해주며 학습자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여 개인별로 최적화된 학습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또한 문법, 발음, 작문 등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즉각적으로 오류를 수정하며 학습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더불어 i-세종학당은 학습자의 실력 진단을 통해 난이도 자동 조절과 채점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평가시스템인 세종한국어평가(iSKA)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개인별로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수강하며 진도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i-세종학당의 구축이 완료되는 2026년 무렵이면 더 이상 먼 거리를 오가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한국어를 통해 자신만의 꿈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전 세계 모든 학습자가 굳이 세종학당을 찾지 않더라도 간편한 모바일 앱을 활용해 한국어로 자유롭게 읽고 쓰며 대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용호성 문체부 제1차관용호성 문체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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