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지주사'로 거듭나는 SK네트웍스…'AI 컴퍼니'로 변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9.1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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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삼일빌딩 전경SK네트웍스 삼일빌딩 전경


SK네트웍스가 비즈니스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하는 '중간 지주사'로 본격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오는 12월 트레이딩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만들어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과거 '종합 상사' SK네트웍스의 정체성과 같던 사업을 분리하는 셈이다. 회사의 '본체'와 '사업'을 분리하는 중간 지주사 체제로 변화를 추진한다.



지난 1일 자동차 관리 서비스 브랜드인 스피드메이트를 물적 분할해 신규 법인인 SK스피드메이트를 설립했다. SK스피드메이트는 앞으로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 영역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제휴 파트너와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확대하고, 고객 맞춤형 복합매장 개발에 나선다.

SK네트웍스는 올들어 중간 지주사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SK스피드메이트의 사례에서 보듯 개별 사업의 독립적 경영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취지다. SK네트웍스는 정보통신·트레이딩·자동차 정비·호텔·렌탈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워커힐, 정보통신사업부 등도 독자적인 경영 능력을 갖추면 분사를 진행할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독립한 자회사들의 AI 사업모델 접목을 도우며, 전략 수립과 지원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AI 중심의 사업 모델 혁신을 통해 2026년 영업이익을 현재의 3배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잡기도 했다.

예컨대 트레이딩 사업의 경우 AI를 활용해 변동성 높은 대외 경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만들어줄 수 있다. SK스피드메이트는 축적된 고객 서비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AI 연계 사업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SK매직은 펫·실버케어·헬스케어 등 웰니스 영역에서 AI 신규 제품 및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같은 AI 혁신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중간 지주사' SK네트웍스가 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내 SK네트웍스의 역할도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ICT(정보통신기술)위원회'에 SK텔레콤, SK C&C와 함께 속하게 됐다.


SK네트웍스는 'AI 컴퍼니'로 나아가기 위한 기술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2020년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펀드 투자를 시작으로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휴메인·소스.ag·사반토 등 글로벌 AI 기업에도 투자했고, 데이터 솔루션 기업 엔코아를 인수했다. 올들어서는 '업스테이지'와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에 수백억원을 출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기술 개발 △서비스 검증과 마켓 테스트 △글로벌 선진기술을 연계한 AI 역량 내재화 등을 위해 '피닉스 랩'을 설립했다.

'실탄'도 넉넉하다. SK네트웍스는 최근 SK렌터카 매각을 통해 8000억원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추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AI 역량을 내재화하고 선진 기술 기업과의 투자 협력을 가속화해, AI 사업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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