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보고 듣고 살찌는 ‘마음의 양식’…경기도내 볼만한 문화공연은...

머니투데이 신재은 기자 2024.09.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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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충전소]관람객 주도형 체험 전시, 전통 놀이로 온 가족 신나는 가을맞이

편집자주 ‘주말에 뭐 하지?’ 오늘도 SNS를 보며 고민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머니투데이 <더리더>가 지역 문화프로그램 소개 코너인 ‘문화충전소’를 연재한다. 전국 단위의 유명 공연·전시가 지루하다면 우리지역 특색이 가득한 ‘우리 동네 문화콘텐츠’는 어떨까. 전국의 지자체 산하 문화재단이 준비한 볼거리·즐길거리를 소개한다.

▲영상 콘텐츠와 함께 전시된 <자산어보>(국립중앙도서관 소장)/사진제공=실학박물관▲영상 콘텐츠와 함께 전시된 <자산어보>(국립중앙도서관 소장)/사진제공=실학박물관


뜨겁고 습한 날씨가 한풀 꺾이고 9월이 찾아왔다. 더위에 지쳐 무기력했던 8월을 떠나보내고 밖으로 나와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경기도에서 진행되는 전시와 공연을 즐기며 마음의 양식을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장서 만나는 정약전·백남준…특별전 이어져
#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 포스터/ 사진제공=실학박물관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 포스터/ 사진제공=실학박물관
우리나라의 첫 해양생물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자산어보>. 글로만 구성된 <자산어보>를 그림과 미디어아트로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있다.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가 오는 10월 27일까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에서 진행된다.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 특별전은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다.

<자산어보>의 내용을 기반으로 △<자산어보> 소개 △바다생물들의 분류 △특성 알아보기 △이름 짓기 △쓰임 찾아보기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바다생물 그림 등 6부로 구성됐다.



퀴즈·색칠하기·퍼즐맞추기 등을 통해 <자산어보>의 집필 과정을 놀이처럼 즐기며 배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해를 돕는 각종 시청각 체험과 미디어아트 영상도 준비됐다. 발달장애 예술가 39인과 생성형 AI가 각각 <자산어보>에 수록된 해양생물의 설명을 기반으로 그린 그림을 함께 볼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관람객 주도형 체험 전시로 관람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지난 8월 4일 기준 5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부터는 강진군 다산박물관에서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실학박물관은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 묘·문화관 등이 있는 ‘정약용 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과 인접해 있다. 전시를 관람하고 역사문화 체험과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다.


# 일어나 2024년이야!

▲‘일어나 2024년이야!’ 전시 포스터/사진제공= 백남준아트센터▲‘일어나 2024년이야!’ 전시 포스터/사진제공= 백남준아트센터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은 1984년 1월 1일 위성을 활용한 라이브 위성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의 가치를 알렸다. 그로부터 40년이 흐른 지금, 백남준아트센터가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 특별전 ‘일어나 2024년이야!’를 진행한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 미디어 감시와 전쟁이 끊이지 않는 미래 사회를 그렸지만 백남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1984년 새해에 뉴욕과 파리를 실시간 연결하며 오웰이 우려한 통제의 기술을 소통의 기술로 전환했다. <1984> 속 기술 네트워크가 개인을 억압하는 전체주의적 감시망이었다면, 백남준에게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고 다른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었다.

이번 전시에선 뉴욕 라이브 방송과 이를 구성하는 22개의 시퀀스 중 주요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관통하는 것은 미래 사회에서 기술이 시공간을 초월한 연결과 소통을 만들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 평화로 나아가게 한다는 백남준의 믿음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과달카날 레퀴엠’(1977)이 대표적이다. 백남준은 제2차 세계대전의 흔적이 남은 과달카날 섬을 찾아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고 평화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마음을 담았다. 이 밖에도 마지막 위성 작품인 ‘세계와 손잡고’(1988), ‘로봇 K-456’, ‘TV 첼로’, ‘TV 부처’ 등의 조각·설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

▲ ‘움직이는 이야기: 향기장수 이야기’ 공연 스틸 컷/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움직이는 이야기: 향기장수 이야기’ 공연 스틸 컷/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형식 뛰어넘는 공연…음악으로 이해하는 소설·어린이 국악뮤지컬
# 서가콘서트:위대한 개츠비
▲‘서가콘서트: 위대한 개츠비’ 포스터/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서가콘서트: 위대한 개츠비’ 포스터/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두꺼운 소설책의 내용을 90분 동안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개츠비의 화려한 삶과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라이브 재즈 음악을 통해 전하는 ‘서가 콘서트: 위대한 개츠비’가 9월 13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서가콘서트: 위대한 개츠비’는 소설가 주원규가 사회자로 나서 ‘개츠비’의 삶과 유사하다는 소설가 ‘피츠제럴드’의 생애와 작품 줄거리, 1920년대 소설 속 미국 사회상을 이야기한다. 드럼, 피아노, 더블베이스, 알토색소폰 연주자와 보컬이 만들어내는 라이브 재즈 공연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히 한다.

이번 공연에는 ‘만원의 행복석(경기기회공연관람석)’ 판매가 진행된다. △경기도 거주 70세 이상 노인 △등록장애인 △다자녀가정 △임산부에게 공연티켓을 1만원에 제공한다. 만원의 행복석은 경기도민에게 문화생활의 기회를 골고루 제공하기 위한 정책이다.

# 움직이는 이야기: 향기장수 이야기
▲‘움직이는 이야기: 향기장수 이야기’ 공연 포스터/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움직이는 이야기: 향기장수 이야기’ 공연 포스터/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아동극도 있다. 오는 9월 4일부터 매주 수요일 용인시에 위치한 경기국악원 국악당에서 ‘움직이는 이야기: 향기장수 이야기’ 공연이 펼쳐진다. 움직이는 이야기는 36개월 이상 유아를 대상으로 한 국악뮤지컬로,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향기장수 이야기’는 아름다운 것에만 집착하는 왕자와 사람들의 향기를 모으는 향기장수, 마음이 강인한 벨라가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아름다움’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공연장에서는 어린이 맞춤형 체험도 제공된다. 공연이 진행되는 국악당 로비에는 향기장수 이야기의 주인공인 왕자님과 요술항아리를 색칠할 수 있는 색칠놀이 코너가 준비돼 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전통문화체험도 가능하다. 어린이와 가족, 친구들은 △투호던지기 △굴렁쇠굴리기 △버나 돌리기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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