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방산 글로벌 성장, 기술보호 바탕 돼야

머니투데이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2024.09.10 06:30
글자크기
1970년 자주국방을 위해 태동한 K-방산이 50년 세월이 지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 최근 2년간 방산수출 수주액은 연평균 150억달러 이상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K-방산은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강자' 라는 평가를 받는다.

K-방산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방산 수출시장은 유럽, 중동, 중남미 등으로 확대되고 수출 품목도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천무 다연장, K2 전차, FA-50 경공격기 등으로 다양해진다. 수출 유형도 국내에서 생산한 무기체계를 직접 수출하는 방식에서 구매국 현지 생산, 현지 부품 적용, 기술이전 등의 방식으로 다각화된다. 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점유율 5%를 돌파해 '글로벌 방산수출 4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견제도 시작됐다. 경쟁 국가에서는 한국산 무기체계를 폄훼하거나 방산기술을 유출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목표 달성을 위해 방산기술 유출과 그 위협에 대한 기술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정부에서는 방산기술 보호를 위해 수출 허가 단계부터 기술보호 대책을 점검하고 매년 방산기술을 이전 받은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보호체계 구축과 이행 실태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기술보호 정책을 그대로 해외 업체에 적용할 경우 해당 국가의 보안 법규와 충돌하거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 기술보호체계 구축과 이행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외국의 방산 침해 대응을 목적으로 출범한 '방산침해대응협의회'는 무기체계 현지 생산 간 발생할 수 있는 방산 기술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국가별 맞춤형 기술보호체계 구축 가이드를 마련하고 있다. 중앙대 산업보안학과와 공동으로 해외 진출 업체의 기술보호체계 구축 사례를 공유하는 세미나를 여는 등 방산업체의 기술 보호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K-방산이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면서도 기술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방산업체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구매국이 기술보호체계를 자율적으로 구축하고 우리 정부가 기술보호 이행 실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국가간 기술보호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미국의 사이버보안 성숙도 모델 인증인 'CMMC'와 같은 한국의 독자적인 K-방산 기술보호 인증 체계(가칭 'K-DTCC')를 개발해 한국산 무기체계를 도입하려는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인증을 획득하는 표준화 정책 마련도 시급하다. 방산업체도 구매국과 협상 단계부터 해당 국가의 보안 법규 등을 고려한 맞춤형 방산기술 보호 원칙이 계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K-방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술보호 정책은 정부 혹은 기업 어느 한편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국가정보원도 방산안보 국제컨퍼런스 연속 개최를 통해 방산 수출 간 기술 보호정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민·관이 협력해 기술보호 플랫폼을 구축하고 일관된 기술보호 정책을 통해서 이를 지속 발전시켜야 할 때다
[기고] K-방산 글로벌 성장, 기술보호 바탕 돼야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