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난 관세 대통령… 달러 결제 안 하는 나라에 세금 100%"

기축통화 달러 위상 수호…달러 결제망 이탈 국가에 관세 부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모시니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달러로부터 떠나는 나라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무역 결제 시 달러 대신 위안화 등 다른 통화를 사용하려는 나라에는 동맹 여부를 떠나 관세 폭탄으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다.

7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 모시니에서 옥외 유세에 나서 "심각한 포위 공격당하고 있는 미국 달러를 세계의 기축 통화로 유지할 것"이라며 "많은 나라들이 달러를 떠나고 있는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사용을 중단하는 나라들을 향해 "당신들 제품에 100% 관세를 매길 것이기 때문에 (달러를 쓰지 않고는) 미국과 거래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달러의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고율의 보복관세를 동원하겠다는 엄포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와 경제 참모들은 무역 결제에서 달러 대신 다른 통화를 사용하려는 나라에 대한 '처벌' 방안을 수개월 동안 논의해왔다'며 "수출 통제, 환율조작국 지정, 관세 등 보복 옵션 중 고율 관세를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강경 발언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구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 조치로 읽힌다. 중국은 미국의 달러 패권에 맞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무역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중심 협력체,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도 달러화 해제에 관한 논의가 오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높은 관세 장벽을 세우겠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나는 관세 대통령이지, 증세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당선 시) 우리는 관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맹국들이 미국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우리는 그들을 지켜주는데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한테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상대 무역적자를 언급하며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우리의 부와 일자리를 외국에 빼앗기는 상황을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팔고 싶으면 "제품을 미국에서만 만들라"고 으름장을 놨다.

한편 위스콘신은 이번 선거의 중대 승부처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가 많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과 함께 민주당의 상징색인 '블루월'(Blue wall·푸른 벽)로 불리지만 초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0.7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으나,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0.63%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10일 첫 TV토론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