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림 글루와(Gluwa) 대표 / 사진제공=글루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남아시아의 인도,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 등 19억명이 살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구축사업이 본격화된다. 한국인이 만든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블록체인 기업 글루와(Gluwa)가 주축이다.
미국 카네기멜론대를 졸업한 오 대표는 2012년 국내에서 글루와를 설립했다. 2016년 미국 벤처캐피탈(VC)의 투자를 계기로 실리콘밸리로 본사를 옮겼다. 글루와가 만든 블록체인이 '크레딧코인'(Creditcoin)이다.
오 대표는 "크레딧코인 이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이들이 전체 인구의 0.1%인 20만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200만명이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다"며 "크레딧코인 인프라 적용지역과 이용자를 확장하기 위해 위성통신망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크레딧코인을 이용하려면 무선이동통신 기기를 보유해야 한다.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 단말기를 활용하려면 통신 인프라가 필수다. 그러나 아프리카처럼 광활하고 인구밀도가 낮은 곳에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나이지리아의 절대 다수가 아직 금융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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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위성발사 비용이 많이 줄면서 글루와는 지구 저궤도를 공전하는 위성을 통한 통신망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오 대표는 "지난 5년여간 위성발사 비용이 1500분의1 정도로 줄었고 탑재체 무게 1㎏당 비용도 5만달러에서 1만달러로 줄었다"며 "내년까지 3기의 위성을 발사해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별자리), 즉 위성 배치망을 구축하면 더 넓은 지역에 촘촘한 통신망을 구축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를 위해 글루와는 스페이스코인이라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코인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ICO(초기 코인 공개)도 앞뒀다.
총 3기의 위성이 발사되면 통신·금융 인프라 적용범위가 대폭 넓어질 수 있다. 글루와는 나이지리아 외에도 인도, 동남아의 수천 개 섬, 인도네시아까지 타깃지역에 포함할 예정이다. 오 대표는 "향후에는 남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브라질, 아르헨티나에도 크레딧코인 및 통신 인프라 제공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크레딧코인의 활용범위도 넓어진다. 오 대표는 "크레딧코인 업그레이드를 완료해 다양한 자산을 블록체인에 담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다른 블록체인과의 연계도 더 원활해진다"고 했다. 나이지리아를 시작으로 개발도상국이 정부 신용으로 블록체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사업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