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재현, SM표 관능의 새로운 대명사 [뉴트랙 쿨리뷰]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4.08.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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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재현 / 사진=SM엔터테인먼트NCT 재현 / 사진=SM엔터테인먼트


NCT 재현은 데뷔 9년 차다. 2016년 NCT U의 첫 디지털 싱글 ‘일곱 번째 감각’으로 자신의 존재를 처음 알렸고, 이후 NCT 127·NCT 도재정 등 NCT 세계관에 가장 적극 이용되어 온 멤버다. 어디에나 어우러진다는 건 그만큼 잘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뭘 시켜도 소화를 해내니 이것저것 NCT가 표방하는 확장성을 보여주는 주요 멤버로 활약할 수 있었을 터다.

그런 재현이 9년 만에야 NCT라는 이름을 떼고 자신의 이름 두 자를 새긴 솔로 앨범을 냈다. 앨범명은 제 이름의 이니셜을 딴 ‘J(제이)’다. ‘J’의 트랙들은 놀랍다. 잘 하는 줄은 알았지만 기대 이상이다. 진즉 그의 솔로 앨범을 내주지 않은 SM엔터테인먼트가 이상해 보일 정도다.



재현은 눅진한 중저음 보이스로 앨범 구석구석에 충만한 감성을 실어 넣는다. ‘J’를 꿰뚫는 가장 주요한 감상은 섹슈얼한 관능이다. 담백하지만 깊이감 있는 재현의 중저음은 힘을 주지 않아 더 섹시하게 들린다. 마치 뭔가에 취해 풀려버린 동공처럼 탁하지만 야릇하다.

NCT 재현 / 사진=SM엔터테인먼트NCT 재현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를 가장 잘 드러낸 곡은 힙합 알앤비 장르의 타이틀곡 ‘Smoke(스모크)’다. 사랑하는 사람과 차 안에서의 로맨틱한 순간을 붐박스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에 비유했고, 재현이 직접 가사를 썼다. ‘단 둘이 맞이하는 Evening(밤) / 오늘 밤을 너와 함께 Driftin(표류)’ 등 가사는 다소 관능적으로, 멜로디 플로는 엇박자로, 재현의 음색은 부드럽게 썼다. 배반되는 요소들이 뒤엉킨 이 곡은 바로 이 지점 때문에 매혹적이다.

뮤직비디오도 나르시시즘에 빠진 재현의 모습을 담아내 관능적인 무드를 이어받는다. 실제로 잘생긴 재현이 자신에게 점점 빠져드는 장면들은 흥미롭고 또 치명적이다. 여기에 짙은 무드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음악, 긴장감을 조성하는 연출은 ‘Smoke’의 보는 재미까지 안긴다.

‘J’에는 총 8곡이 실렸는데, 수록곡들은 대체로 ‘Smoke’와 비슷한 농염한 분위기를 지녔다. 발라드 장르인 5번 트랙 ‘Completely(컴플리틀리)’만이 좀 다르다. 다른 곡들에 비해 애절하게 뻗어낸 멜로디가 다소 청초하다. 재현은 ‘J’를 작업하며 “무엇보다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 진심의 순간들이 “유행타지 않는, 시간이 지나도 들을 수 있는 오래 사랑받는 앨범”이 되기를 바라는 더 큰 염원이 됐고, 실제 ‘J’는 여운 짙은 눅진한 음률들이 중첩돼 오래 사랑받을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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