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풀숲에 사람 다리가" 화들짝…아이들 가리킨 곳 가보니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8.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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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경찰청'/사진=유튜브 채널 '경찰청'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으로 거리에서 쓰러진 남성이 지나가는 시민들과 경찰의 도움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28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북구 일곡동에 있는 한 지구대에 두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던 아이들은 경찰관에게 손으로 밖을 가리키며 무언가를 알렸다.

경찰관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구대에서 나오자 지나가던 다른 시민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수풀 사이로 사람의 다리가 보였다. 폭염경보가 발효될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한 남성 A씨가 온열질환 증상으로 쓰러져있던 것이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열이 오르면서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다양하다.



다급해진 경찰은 수풀을 헤치기 시작했고, 한 경찰관은 지구대로 달려와 시원한 물 한 컵을 들고 다시 현장으로 향했다. 경찰은 A씨에게 물을 마시게 한 뒤 수건으로 땀을 닦아줬다.
/사진=유튜브 채널 '경찰청'/사진=유튜브 채널 '경찰청'
곧이어 도착한 119구급대와 함께 경찰은 걸을 힘조차 없던 A씨를 조심히 들어 지구대 안으로 옮겼다. A씨는 어지러움 등을 호소했다. 구급대원이 A씨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다행히 휴식을 취하면 회복이 가능한 정도였다.

응급조치를 마친 119구급대가 떠나자 경찰은 "어르신 물 좀 더 드릴까요?", "괜찮으세요?"라며 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지 살폈다. 선풍기를 꺼내와 A씨를 향해 틀고 곁을 지켰다.

보호자가 도착하자 A씨도 조금씩 기운을 차렸다. 경찰 부축을 받고 일어난 A씨는 천천히 걸어서 지구대를 빠져나간 뒤 무사히 귀가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신고 현황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약 3개월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84명이다. 이 중 추정 사망자는 2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역대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2018년 4526명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질병청은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활동 자제하기 △그늘에서 휴식하기 등 건강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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