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감기로 응급실 가면 진료비 폭탄…상급종합병원 10만원대→20만원대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8.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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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환자 진료비 90%로 인상 방안 검토

의료공백 장기화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안으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의료공백 장기화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안으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경증환자 응급실 사용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 이르면 내달 중 경증 환자가 응급실에 가면 진료비의 90%를 부담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주요 내용은 한국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기준에 따른 비응급환자·경증응급환자가 권역응급의료·권역외상센터·전문응급의료센터 등을 내원한 경우 응급실 진료비의 본인부담률을 90%로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비응급환자·경증응급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을 이용할 경우 응급실 진료비의 본인부담을 상향해 응급실 과밀화 방지, 중증응급환자의 적시 진료, 응급의료 자원의 효율적 활용 등에 기여하려는 것"이라며 개정 사유를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 도구에 따르면 4단계 경증환자의 대표적인 증상은 38도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장염, 복통을 동반한 요로감염 등이 있다. 5단계 비응급환자는 감기·장염·설사·열상 등이 주요 증상이다. 앞으로 해당 증상을 가진 환자가 응급실을 부담할 경우 본인부담금은 상급종합병원 10만원대 초반에서 20만원대 초반으로, 종합병원은 6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최근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증·비응급 환자가 약 42%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중증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경증 환자를 지역 병원 등으로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재유행으로 응급실이 크게 붐비지만, 방문객 중 95% 이상이 중증도 이하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응급환자 분류기준(KTAS) 4단계(경증)·5단계(비응급 환자)에 해당하는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할 경우 본인 부담률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대책을 제시했다. 환자 중증도에 적합한 병원을 결정할 수 있는 이송 단계의 중증도 분류기준(Pre-KTAS)도 다음 달부터 전면 시행한다.

동시에 응급실 근무 의료진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지난 2월부터 적용 중인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100% 가산 금액의 추가 상향도 검토 중이다.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의 전담 인력에 대한 인건비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살펴본다. 이와 관련해 박 차관은 "정부는 코로나19 유행과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응급·중증환자의 진료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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