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 줄이는 외국기업, 해외 투자 늘리는 중국기업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8.1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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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이 올해 2분기(4~6월) 중국에서 투자금을 사상 최대 규모로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2대 중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크단 방증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한 시장의 모습/AFPBBNews=뉴스16일(현지시간)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한 시장의 모습/AFPBBNews=뉴스1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 외환관리국이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자료를 인용해 올해 2분기 직접투자부채가 마이너스(-) 148억달러(약 20조2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직접투자부채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로, 마이너스라는 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입한 자금보다 빼낸 자금이 더 많단 뜻이다.



분기별 직접투자부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3분기 이후 이번이 역대 두 번째다. 규모는 외환관리국이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다. 만약 이런 흐름이 올해 내내 이어진다면 비교 가능 수치가 있는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순유출을 기록하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올해 중국의 직접투자부채는 1분기에 102억달러를 기록한 터라 2분기 수치를 합치면 상반기에만 46억달러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2021년 3440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이후 침체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가 좀처럼 활기를 띠지 않는 데다 미국과의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이 탈중국에 나서고 있어서다.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금융 당국이 저금리 기조를 취하는 것 역시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내 자본을 해외로 돌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중국에서 발생한 수익을 중국에 재투자하는 대신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외국으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또 중국 자동차 시장이 토종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투자 큰 손이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 사업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다. 예컨대 일본 자동차기업 혼다는 올해 10월부터 중국에서 휘발유차 생산량을 3분의 1까지 축소한단 계획이다.

반면 중국 기업은 해외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투자를 빠르게 늘리는 중이다. 결과적으로 중국 기업들의 2분기 해외 송금액은 710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80% 넘게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들 기업의 해외 투자는 서방의 중국산 통제책을 우회하는 방식으로도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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