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도쿄 시내 증시 현황판. 이날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은 전일 대비 12.4% 급락해 거래를 마쳤다. /AFPBBNews=뉴스1
이날 아시아 증시에서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을 잇는 대폭락 장세가 연출된 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나친 경기 낙관이 적절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놓치는 실수를 낳았더라도 미국 경제 자체가 시장의 우려처럼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어마어마한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 주식·채권 등을 내던지는 패닉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 침체를 촉발할 만한 뚜렷한 충격이 없었기 때문에 7월의 고용 지표 둔화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8월에는 일자리 지표가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 넣은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는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3%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통계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패닉셀'을 부른 미국의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볼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다이애나 이오바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전 세계 주식 랠리를 방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한 만큼 오히려 연준의 추가 금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사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순조롭고 금융 측면에서도 큰 불균형이 없다며 투자자들의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의지가 강하고 필요에 따라 '빅스텝(한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조정하는 것)' 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봤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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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앞으로 나올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를 면밀히 살펴보며 경기 침체의 깊이를 판단해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씨티그룹·JP모간 등은 연내 연준이 3차례 금리를 올리고 이 중 2차례는 빅스텝에 나서는 등 꽉 쥐었던 통화정책 고삐를 빨리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자산운용사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 소식만 기다리던 시장의 상황이 하루 아침에 바뀌었다"며 "미국이 심각한 경기 침체에 놓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지표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