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는 5일 국제 학술지 '영양'(Nutrition)에 연구 단신(short communication)을 통해 비타민 등 영양소 권장섭취량을 둘러싼 논란을 짚었다.
비타민 권장섭취량 "80년 전" 기준하지만, 명승권 교수는 비타민D 결핍이 전체 인구의 80~90% 이상을 차지한다는 통계는 80여년 전인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개발된 권장섭취량의 잘못된 개념과 정의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때 제정된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임상 연구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50여 명의 전문가가 의견을 모아 비타민 등 주요 영양소별 권장섭취량을 정했는데 이는 '근거 중심'이 아닌 '합의'로 만들어진 기준일 뿐이란 것이다.
현재까지도 권장섭취량은 '특정 나이와 성별의 집단에서 거의 대부분의(97~98%) 건강한 사람들의 영양요구량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한 하루 평균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으로 정의된다. 건강한 사람 100명이 있을 때 특정 영양소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상위 2~3명(2.5%)의 양을 권장섭취량으로 정한다는 뜻으로 기준치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라마다 비타민C 권장섭취량이 다른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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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대학원장
명승권 교수는 "건강한 사람 중 상위 2.5%의 섭취량에 해당하는 권장섭취량은 과도하게 많은 것"이라며 "권장섭취량도 코호트 연구를 통해 최적의 건강 상태를 보이는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의 범위를 새롭게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호트 연구는 질병과 연관된 공통적인 특성을 갖는 인구집단과 그렇지 않은 인구집단을 비교 분석하는 연구 기법이다. 너무 마르거나 뚱뚱하면 사망률이 높고 중간 정도가 가장 건강해 이를 표준 체중으로 삼는데 이 역시 코호트 연구를 '근거'로 삼았다.
명 교수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권장섭취량과 영양결핍 관련 연구는 잘못된 개념과 정의의 권장섭취량에 기반했으므로 신뢰할 수 없다.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의학, 영양학, 역학, 보건학 등 영양과 관련한 전 분야가 논의해 올바른 권장섭취량의 개념과 정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