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집게손 현수막' 등장... 르노 이슈에 '여성의당' 참전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4.08.0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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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교대역 입구에 여성의당이 내건 현수막과 이를 반박하는 익명의 현수막이 함께 걸린 모습./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서울 서초구 교대역 입구에 여성의당이 내건 현수막과 이를 반박하는 익명의 현수막이 함께 걸린 모습./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


이른바 '집게손' 논란으로 재점화한 젠더 갈등이 서울 시내 현수막 싸움으로 옮겨붙었다.

2일 여성의당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교대역 입구에 이 당이 내건 현수막과 이를 반박하는 익명의 현수막이 함께 걸렸다.

여성의당은 현수막에 "손가락으로 뽑아내는 여성 인재, 기업이 무너지는 지름길"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논란의 집게손 모양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 현수막 아래엔 익명으로 반박 글이 게시됐는데 "회사에서 결재하지 않은 이미지를 임의로 삽입해 불필요한 갈등을 촉발시켜 손해를 야기한 직원은 성별을 불문하고 자르는 게 맞다"고 적혀 있다.

그러면서 "그게 꼬우면(싫으면) 돼지족발집 창업해서 본인들 손가락 사진 쓰고 성업하길"이라고 했다.



앞서 르노코리아 유튜브 채널에서 한 여성 직원이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ㄷ'(디귿) 모양을 만든 장면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이 집게손은 급진 페미니즘 성향의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 표현으로 쓰인다. 이 때문에 남성 혐오 논란이 일었다. 다만 해당 여직원은 "인지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번지자 르노코리아는 영상을 내렸고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시켰다.


여성의당 현수막은 이 조치에 대한 항의 성격으로 보인다. 여성의당은 공식 인스타그램과 X(엑스)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통해 "여성이 직장 안에서 손 모양 하나까지 검열당하며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국가는 침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상 검열에 적극 동조한 기업과 이를 방관한 정부에 끝까지 책임을 물으며 여성 노동자의 생존과 권리 보장을 위해 포기하지 않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현수막 게시 장소를 '르노코리아 성수', '넥슨코리아', '교대역 9번 출구', '강남역 9번 출구' 등 10곳으로 정해 올렸다. 르노코리아 이슈에서부터 지난해 게임 캐릭터의 집게손 그림으로 논란을 불러온 넥슨 등을 대놓고 겨냥했다. 현수막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게시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누가 맞네 틀리네 싸우는 게 무의미해 보인다", "당에서 버젓이 현수막을 대놓고 올리면 싸우자는 거냐"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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