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지급도 어렵다" 인텔, 어닝쇼크에 시간외거래서 20%↓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8.0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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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직원 15% 이상 감원 등 구조조정 단행,
배당금 지급도 2024회계연도 4분기부터 중단…
겔싱어 "매출 실망, 연간 자본지출 20% 이상 줄인다"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미국 인텔이 시장 예상을 밑도는 2분기 실적과 함께 감원, 자본 지출 축소 등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30년 이상 시행했던 배당금 지급 정책도 중단하기로 하면서 인텔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9% 이상 추락했다.

1일(현지시간) CNBC·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 2분기 매출이 128억3000만달러(약 17조5899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129억4000만달러를 밑도는 것은 물론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수치다. 순손익은 지난해 2분기의 14억8000만달러 순이익에서 16억1000만달러 순손실로 전환됐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도 0.02달러로, 시장 전망치 0.10달러를 밑돌았다.



PC용 칩을 만드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74억1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하지만 AI용 칩 제조 등이 포함된 데이터센터와 AI 부문 매출은 시장 전망치(31억4000만달러)보다 낮은 30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올 3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인텔은 3분기 매출이 125억~13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LSEG가 조사한 애널리스트의 전망치 143억5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주당순이익도 0.03달러 순손실로 시장 예상(0.31달러 순이익)을 벗어났다. 블룸버그는 "인텔은 올해부터 전체 매출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2021년 최고치보다 여전히 200억달러 이상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인텔의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 정규 거래에서 전일 대비 5.5% 하락한데 이어 예상치 못한 어닝 쇼크로 시간 외 거래에서는 19.35% 급락했다. CNBC는 "인텔은 올해 정규 거래에서만 42% 추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약 14%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1일(현지시간) 인텔 주가 추이(시간외거래 포함) /사진=구글1일(현지시간) 인텔 주가 추이(시간외거래 포함) /사진=구글
인텔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늘은 인텔 역사상 가장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는 매우 힘든 날"이라며 1만5000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의 15% 이상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인텔의 이번 감원은 코로나19 때부터 운영된 IT업계 감원 현황 집계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 기준 단일 일자리 감축 중 최대 규모라고 외신은 짚었다.

1992년부터 지급해왔던 배당금도 2024 회계연도 4분기부터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이기로 했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새로운 운영 모델에 맞춰 비용 구조를 조종하고,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우리의 매출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아직 AI와 같은 강력한 트렌드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출)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마진이 너무 낮다"고 말했다.


한편 인텔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올해 약 200억달러, 2025년에는 175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포트폴리오 단순화 작업을 통해 실적이 저조한 제품을 줄이는 등 주요 우선순위에 집중하는 효율적인 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고객관리팀도 영업 및 마케팅 그룹으로 통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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