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세대 양자 정보·양자컴퓨터 연구자인 김명식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물리학과 교수가 31일(현지시간)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4)에 참석해 양자컴퓨터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사진=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세계적 양자물리학자인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물리학과 교수는 1일(현지시간) "국제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영국 코벤트리 워릭대에서 개막한 '한국·유럽 과학기술학술대회(EKC 2024)'에 기조 강연자로 참석, 한국 언론과 만났다. 김 교수는 "ICL 물리학과에는 1년에 240명 정도의 신입생이, 케임브리지대·옥스퍼드대 물리학과에도 1년에 240명~250명이 입학한다"고 했다. 세계 최상위권 대학에서 매년 700여명의 물리학도가 꾸준히 배출되는 것으로, 이는 "미국의 주 하나에서 배출하는 전체 물리학과 신입생과 맞먹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적으로 기초과학을 택하는 학생이 아주 많아 기초과학 인력풀이 매우 풍부하다"고 했다. 갈수록 줄어드는 국내 기초과학 연구인력의 공백을 유럽과의 교류를 통해 채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영국에서 (한국에서 인기 있는) 공대, 의대, 법대는 직업 훈련 과정이란 인식이 강하다"면서 "대학을 사회 진출 전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찾는 마지막 기회로 보다 보니, 해보고 싶던 학문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기초과학을 택하는 대학생이 많은 배경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김 교수는 자신이 가르친 학생 중 많은 수가 졸업 후에는 금융권에 취업하기도 했지만, "전혀 나쁜 방향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물리학과에 입학한 700명 모두가 물리학 석·박사의 길을 가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는 아니다"라며 "생각하는 범위를 넓히고 논리적 능력을 높이는 것으로도 기초과학의 소명을 다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유럽의 기초과학이 한국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라기보단, 기초과학을 배운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유럽 국제협력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