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던 지난 정부조차 결국 원전 수출에 나섰던 것을 생각해보면 체코 원전수주는 온 국민이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번 수주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것 같다. '24조 체코 원전 수주, 한국 단가 3571달러, 제살깎아 먹기 덤핑 비판' 등 제목의 보도가 나왔다. 제목만 보면 팀코리아가 사업비로 kW당 3571달러를 제안했고 이 가격으로 낙찰되면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오해할 수 있다.
체코 정부가 1000MW 원전 두 기의 총 사업비가 24조원(한 기당 2000억 코루나)이라고 한 근거는 무엇일까. 이 금액 전체가 원전 건설비라면 kW당 8000달러가 된다(환율 0.04달러/코루나). 3571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 금액에는 팀코리아가 수행할 EPC 공사비와 체코 발주사의 비용이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EPC 공사비일 것이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사업의 경우 총사업비는 한전과의 계약금액보다 약 20% 많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체코 신규원전 건설 사업 발주사(EDU II)를 포함해 총 206명의 전문가들이 총 20만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를 5개월 이상 검토한 결과다. 팀코리아가 손해가 예상되는 덤핑 입찰을 할 이유가 없고 체코도 부실공사 걱정을 하면서 저가입찰자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체코 정부가 발표한 총 사업비 규모로 미루어 보면 팀코리아는 충분한 공사비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너지안보, 탄소중립은 최근 글로벌 에너지정책의 화두다. 많은 국가들이 원전비중을 늘리려는 이유다. 체코원전 수주는 우리 원전 산업계가 한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다. 덤핑입찰 논란은 근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