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11월5일)을 107일 앞둔 시점에서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미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으면 미 대선 구도가 '첫 흑인(아프리카·아시아계) 여성 현직 부통령'과 '백인 남성 전직 대통령'의 대결로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AFP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설 경우 미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나이'에서 '성별', '인종' 등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81세 바이든 대통령과 78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에선 '나이'를 놓고 논쟁하며 인지력·건강 등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59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하는 상황에선 여성과 남성, 소수계 유색인종과 주류 백인 등의 대결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의 사퇴로 재선에 성공할 경우 '최고령 대통령' 수식어가 붙게 된 트럼프 측은 해리스 등판 가능성을 예상한 듯 민주당의 향후 행보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해진 판세를 뒤흔들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잠룡들 중 현직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지만 정치인으로서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대중적인 인기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국의 비주류 유권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은 해리스의 강점이기도, 약점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해리스의 정치 장악력, 대중 인지도 등이 바이든에 비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온 힐러리와 맞붙어 승리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여성 후보와의 경쟁이 더 수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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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리스의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밀리는 상황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이날 최근 67개 여론조사를 종합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47.4%, 해리스 부통령은 45.4%를 기록했다. 미 선거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발표된 각종 매체의 여론조사 평균값을 내보니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6.3%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에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높은 데다 앞으로 대중들의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평균 46%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을 2%포인트 차로 뒤쫓고 있다"며 "해리스는 특히 경합주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