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자폐증·뇌성마비 위험도 '껑충'…첫 출산 적령기는?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7.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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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 병원에 마련된 신생아실./사진=뉴스1인천 한 병원에 마련된 신생아실./사진=뉴스1


첫 아이를 낳는 가장 안전한 시기는 30대 초반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오수영·성지희 산부인과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조주희·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2005~2019년 15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첫 아이를 낳은 여성 368만5817명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나이에 따라 △24세 이하(15만818명) △25~29세(84만5355명) △30~34세(173만8299명) △35~39세(78만7530명) △40~44세(15만1519명) △45세 이상(9296명) 등 6개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30대 초반이 첫 아이를 낳기에 가장 안전하고 적정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보다 나이가 많으면 임신성 고혈압(임신중독증)이나 당뇨병, 조산 등 각종 위험이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초산 나이가 24세 이하일 때는 2.5%였지만, 45세 이상에서는 10.2%로 4배가량 높아졌다.



산모 연령 증가에 따라 조산할 확률도 증가했다. 25~29세일 때와 비교해 30~34세는 조산의 상대적 위험도가 7%만 증가했다. 35~39세는 26%, 40~44세는 55%, 45세 이상은 85%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분만 시 대량 출혈을 일으키는 전치태반 발생 위험도 25~29세와 비교해 35세 이상은 2배, 40세 이상은 3배 정도 높았다.

산모의 초산 나이는 출생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줬다. 특히 자폐증과 뇌성마비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출생아 질병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인 '남편 연령'은 이번 연구에선 분석되지 않았다.


산모 나이 25~29세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40~44세 출산 시 출생아의 자폐증 확률은 29%, 44세를 넘어가면 50% 이상 증가했다. 뇌성마비는 40~44세 출산에서 29%, 45세 이상일 땐 54%로 위험도가 커졌다.

국내 산모의 초산 나이는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고위험 임신의 기준이 되는 35세 이상 초산모는 2005년 18.1%에서 2019년 38.4%로 2배 이상 많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산모의 평균 나이는 2005년 29.09세에서 2022년 32.84세로 늘어났다.



오수영 교수는 "난자 동결 같은 방법으로도 산모 연령 증가에 따른 위험도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건강한 임신을 위해 적정 시기에 맞춰 출산할 수 있도록 부부가 함께 계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출생아의 장기 예후에 관여하는 요소에는 산모 나이뿐 아니라 남편 나이도 중요하지만, 국가 빅데이터에도 남편 나이를 분석할 수 있던 정보가 부족해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성지희 교수는 "연구 결과는 초산모에만 해당하는 연구"라며 "고령의 산모라도 두 번째 이상 임신이면 저위험 임신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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