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사진= 큐텐 제공
17일 자본시장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큐텐 그룹은 티몬, 위메프, 큐텐테크놀로지 3사 합병을 추진할 예정이다. 합병은 위메프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큐텐의 플랫폼 기획과 솔루션 등을 담당해온 기술 담당 자회사다. 사명이 지오시스였으나 지난 3월 큐텐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바꿨다. 큐텐 그룹은 이커머스 자회사인 티몬, 위메프와 기술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를 합병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의 거래 규모는 약 7조원(2022년 기준)에 달한다. 큐텐은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에 더해 AK몰과 글로벌크로스보더 큐텐(현재 위시플러스)에서 발생하는 거래의 물류를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가 담당하는 사업 구조를 설계했다.
큐텐 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물류 사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갖춘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큐텐 그룹은 연내 큐익스프레스 상장을 위해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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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청사진과 달리 인수 회사들의 실적 부진과 유동성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몬의 2022년 기준 자본총계는 -638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티몬의 유동부채는 7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지만, 유동자산은 1309억원으로 22% 줄었다. 유동자산을 당장 현금화해도 유동부채를 갚지 못하는 상태라는 의미다. 티몬은 올해 4월 마감인 감사보고서도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위메프 역시 2019년부터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지난해 말 기준 위메프 유동부채는 30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유동자산은 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큐텐 그룹은 3사 합병으로 조직과 시스템을 통합해서 운영 효율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후에도 위메프, 티몬 등의 이커머스 사이트는 그대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한 뒤 옥션과 지마켓 사이트를 각각 별개로 운영한 사례와 비슷한 흐름이 예상되어서다.
다만 계열사별로 주주 구성이 달라 합병 과정에서 이들을 설득해야 하는 작업은 남은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큐익스프레스의 실적을 뒷받침해줄 계열 이커머스의 존립이 흔들릴 경우 나스닥 상장 구상도 흔들릴 수 있다"며 "이번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의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큐텐 그룹은 지난 8일 발생한 500여개 파트너사의 대금정산 지연 사태 관련 보상책을 발표했다. 대금정산 지연 기간에 따라 연이율 10% 이자 지급, 상품판매 시 수수료률 3% 감면, 지연금의 50% 주식매입 기회 제공 등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