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김봉진 창업자./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3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비상장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김 창업자의 지분은 0%다.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가 지배하는 우아DH아시아가 99.07%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예견된 일이었다. 김 창업자는 배민 매각 당시 자신의 지분을 DH에 넘기고, DH 신주를 4년에 걸쳐 나눠받기로 했다. 또 DH와 함께 조인트벤처(JV) 우아DH아시아를 구성했다. JV의 지분 50%는 DH가, 45%는 김 창업자가 보유했다. 또 JV 의장직을 맡아 DH와 함께 아시아 사업의 확장을 추진하며, 배민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됐다.
업계에선 배민의 성공 DNA를 바탕으로 아시아권에서 또 다른 성공신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당초 김 창업자와 DH의 공감대였지만,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각국의 배달 플랫폼 사업이 부진해졌고, 이에 따라 JV 내 김 창업자의 역할도 축소됐을 것으로 봤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 창업자가 손에 쥘 매각 대금이 줄어든 것도 변수란 평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2019년 말 60~70유로를 오가던 DH의 주가는 최근 20유로 안팎까지 떨어졌다"며 "당초 받을 대가를 줄여서라도 조기에 이익을 실현하는 게 김 창업자로선 합리적인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 창업자는 보유한 DH를 상당 부분 처분하고, JV 지배력도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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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김 창업자 측의 영향력이 사라지고, 완벽하게 배민을 지배하게 된 DH 측이 최근 음식점주 수수료 인상 등의 결정을 통해 '이익 극대화'를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당초 B급 감성 마케팅과 독특한 기업 문화, 꾸준한 기술 개발 등으로 대표됐던 배민만의 장점도 희미해졌다.
과거 배민문화를 기억하고 이어줄 인사들도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 김범준 전 CEO(최고경영자)는 네이버(NAVER (160,100원 ▲100 +0.06%))로 자리를 옮겼고, 공동창업자였던 김수권 엑스트라이버 대표, 김광수 본엔젤스 파트너 등도 매각 작업에 즈음해 일찌감치 배민을 떠났다. 초기 멤버 중 여전히 배민에 몸담은 이는 한명수 CCO(최고고객책임자) 등 소수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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