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뉴시스] 조수정 기자 =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14. [email protected] /사진=전신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김 여사가 숨어지내는 듯한 인식을 불식하고 당당하게 나와 활동하고 책임질 게 있다면 책임도 지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도 해석한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일정을 공개한 건 153일 만이다.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마치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언론 앞에 선 게 마지막이었다.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정치권이 총선정국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김 여사는 공개행사 등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와중에 올해 2월에 예정됐던 독일과 덴마크 순방 일정도 돌연 미뤄지면서 김 여사의 잠행은 길어졌다.
물론 이날 일정 공개도 대통령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도 참석이 필요한 외교 행사에는 참석해왔지만 비공개 일정이었기 때문에 비공개한 것"이라며 "오늘은 공개 일정이니 공개로 한 것일 뿐 별도의 의미 부여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마린스키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젤렌스카 여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7.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이 시각 인기 뉴스
윤 대통령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검찰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했고 최근 대규모 검사 인사 이후에도 검찰은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김 여사의 공개 행보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본격 시작된 만큼 더 이상 숨어있지 않고 떳떳하게 수사받고 결과에 책임진다는 당당함을 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 배우자가 언제까지고 공개 일정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특히 이날 캄보디아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앞으로 줄줄이 정상급 외교 일정과 해외 순방이 계획돼 있기 때문에 여사의 역할이 필요하다.
[도하=뉴시스] 전신 기자 =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M7 미술관에서 카타르 국왕의 여동생인 알 마야사 공주와 만나 환담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0.25. [email protected] /사진=전신
다만 관건은 국민 여론이다. 김 여사의 공개 활동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어떨지가 중요하다.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뒷받침된다면 긍정적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통령실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중진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활동이 중요하다"며 "만약 국민이 더 싫어하게 된다면 야당한테 특검의 명분만 더 주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