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전문 하우스 '키움투자자산운용'…패스트팔로어로 저변↑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5.16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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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릴레이 인터뷰] ③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사업부장

편집자주 자산운용업계가 ETF(상장지수펀드)에 올인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마케팅 물량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력 쟁탈전에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경쟁도 잇따른다. 치열한 1, 2위 경쟁 가운데 양강 구도를 깨기 위한 중위권 운용사들의 노력도 눈에 띈다. 빠르게 성장하는 ETF 시장을 잡기 위한 운용사들의 전략과 승부수를 살펴본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선두 운용사를 빠르게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장악하겠습니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사업부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조직개편을 마쳤다"며 "은행이나 보험사 같은 금융계열사가 없는 독립계 운용사라는 약점을 빠른 의사결정으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업계에서 채권에 강한 하우스로 평가받는다. 대표적 채권 ETF 상품으로는 KOSEF 국고채10년 (113,065원 ▲290 +0.26%)이 거론된다. 지난 4월 말 기준 순자산총액(AUM)이 4833억원으로 국내 상장 국고채 ETF 중 최대 규모다. 올해 3월 새롭게 대표로 취임한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도 채권 전문가다.

정 부장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ETF 라인업을 봐도 국고채 ETF 들이 먼저 자리매김했다"며 "KOSEF 국고채10년은 2011년 10월 상장 후 사실상 국내 유일의 국고채 10년물 상품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채권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었기에 ETF 사업부 내에 주식 운용역과 국내 채권 및 해외채권 운용역을 함께 배치했다. 대개 자산운용사들이 채권 운용역은 ETF 사업부 밖에 채권운용본부로 별도 설치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주식 운용역은 개별 기업의 상황과 경쟁력, 전망을 중시하기에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시장을 본다면, 채권 운용역은 거시경제환경을 중시해 톱다운(Top-down) 방식의 접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정 부장은 "ETF 사업부 내에 주식 운용역과 국내외 채권 운용역이 함께 존재해 상품을 운용하는 매니저들도 시장을 보다 균형적으로 바라보고 상품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시하는 상품도 타사와 차별화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KOSEF 글로벌AI반도체 (15,930원 ▲40 +0.25%)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외됐다. 대신 엔비디아, TSMC, AMD와 같이 인공지능(AI)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종목으로 이뤄졌다. 정 부장은 "지난해부터 반도체 관련 상품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건 AI 때문"이라며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의 매출이 얼마나 AI와 관련성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상품을 꾸렸다"고 밝혔다. KOSEF 글로벌AI반도체의 출시 후 수익률은 30%를 넘겨 순항 중이다.


올해 주목할 상품으로는 KOSEF 미국원유에너지기업 (11,275원 ▼115 -1.01%)을 꼽았다. KOSEF 미국원유에너지기업은 미국의 대표적 에너지 기업인 엑슨 모빌, 세브론 등을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과거 중동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원유 관련 상품이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배럴당 70달러 선에서는 매수 기회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AI 또한 여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AI를 통해 매출이 늘거나 이익이 개선될 수 있는 업종이 다음 주도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부장은 "국내 ETF 시장 규모는 2020년 52조원에서 지난해 말 121조원에 이르기까지 3년 새 2.3배 성장했다. 미국도 시가총액의 10%가 ETF인 만큼 국내에서도 ETF가 가지고 있는 시장 잠재력이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며 "키움투자자산운용을 포함해 다양한 운용사들이 유튜브나 블로그로 상품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꼼꼼히 살펴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부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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