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하이브 주식 연거푸 팔아치운 이유는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김승한 기자 2024.05.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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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에 이어 2번째, 총 360만주…"재무구조 개선" 목적

넷마블, 하이브 주식 연거푸 팔아치운 이유는


넷마블 (66,000원 ▲300 +0.46%)이 보유 중이던 하이브 (191,200원 ▼2,700 -1.39%) 지분 일부를 9일 매각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2번째다. 이른바 '민희진-하이브 간 어도어 분쟁'으로 하이브 주가가 출렁이는 와중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받는 넷마블의 결정인 탓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넷마블은 "재무구조 개선"이 목적인 만큼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입장이다.

넷마블은 보유 중인 하이브 지분 12.1% 중 2.66%를 매각한다고 9일 공시했다. 약 110만 주로, 처분 금액은 2198억 9000만원 규모다.



이로써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지분은 9.44%가 됐지만, 여전히 방시혁 의장(31.6%, 작년 말 기준)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대 주주 국민연금공단(8.2%, 작년 말)과의 지분율 차이는 1.24%포인트(p)로 좁혀졌다.

넷마블은 작년 11월에도 하이브 주식 25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해 5235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반년 만에 또다시 하이브 지분을 팔아치우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실탄'이 필요해서다. 넷마블은 2021년 10월 홍콩의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를 21억9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연간 기준 2022년 8863억원, 지난해엔 30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매각 대금으로 인수금융 차환금액을 축소,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남은 지분에 대한 추가적인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의 하이브 지분 축소는 없다는 선언이다. 하지만 추가 매각 의사를 밝힐 경우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입장으로도 보인다. 실제로 넷마블은 작년 11월 하이브 지분 매각 당시에도 '추가 블록딜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은 방시혁 의장의 친척으로 알려져 있다. 넷마블과 하이브 간 투자 및 파트너십의 바탕에는 이 같은 '혈연관계'가 깔려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넷마블은 2018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하며 '친척 밀어주기'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넷마블이 두 차례에 걸친 지분매각으로 시세차익을 거둔 만큼, 오히려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받을 만 하다.

양사 간 IP 협업도 이뤄지고 있다. 넷마블이 2019년 선보인 육성 시뮬레이션 'BTS월드'는 BTS IP를 기반으로 한다. 2020년 나온 소셜 시뮬레이션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 역시 마찬가지다. 넷마블이 인수한 코웨이의 광고모델로 BTS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관계에 바탕을 뒀다. 넷마블 관계자는 "하이브와 지속적 우호관계를 이어나가며 게임과 엔터산업 양 분야에서 동반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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