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에 나선 크리스 피카리엘로 JJDC 대표가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에 대한 시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바이오코리아 2024'에선 '글로벌 투자자 관점으로 본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성장 및 잠재력'을 주제로 국내외 주요 투자 관계자들이 참석한 인베스트 포럼이 개최됐다.
제조업 기반으로 발전해 온 국내는 최근 수년새 바이오헬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국가적 관심을 쏟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혁신의 기반이 될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상위 10개 제약사 R&D 비용 합계 2조1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 투자를 집행한 로슈(약 17조원)는 물론, 20위인 머크(약 2조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조연설에 나선 크리스 피카리엘로 JJDC 대표는 "한국은 최근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혁신을 앞세워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신흥 허브이자 유망 혁신의 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데이터 패키지는 글로벌 표준에 부합할 만큼 발달했지만, VC 투자 등 몇가지 영역에선 아직 생태계가 성숙하지 않았다는 구조적 한계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바이오헬스 트렌드로 부상한 ADC(항체-약물접합체), 표적단백질분해(TPD), AI 신약,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 기술 강점을 보유한 기업들이 존재하지만 신생 기업들을 육성할 투자 기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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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료업종에 투자된 금액은 8844억원으로 전년 1조1058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국내 바이오 투자가 1조원 이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날 참석한 글로벌 투자자들 역시 해당 측면을 지적했다.
세드릭 비숑 테라리스 캐피탈 대표(왼쪽)이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 투자에 대한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다만 강점 역시 뚜렷한 만큼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평가에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날 참여한 기업들은 국내사와의 파트너링 등을 통해 유망 국내사의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한 펀드를 조성 중이었다. 여기에 최근 미중 관계로 인한 지정학적 변수가 국내사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국내사에 대한 투자 적기라는 공감대도 형성했다.
아리 노아섹 아피벤처파트너스 대표는 "한국엔 바이오헬스 분야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다수 기업들이 존재한다"며 "한국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협업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능한 의미있는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근 국내 시장 침체로 바이오벤처들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오히려 한국 기업에 투자할 적기"라며 "실제로 테라리스 캐피탈과 양국이 직접 연결되는 펀드를 최초로 조성 중이고 바이오벤처 성장은 물론, 양국 교류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