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힘주는 SKC…자회사 투자 늘리고, 경영 참여 확대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5.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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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리비오 개요/그래픽=이지혜SK리비오 개요/그래픽=이지혜


SKC가 신사업으로 점찍은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사업을 전담하는 합작 자회사의 지분을 대폭 늘리고, 경영 참여를 확대했다. 조만간 베트남 생산기지 건설도 시작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전날 SK리비오(옛 에코밴스)가 단행한 204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LX인터내셔널이 보유한 SK리비오 지분(156억원)도 전량 매입했다. 그 결과 SKC의 SK리비오 지분은 57.8%에서 77.8%로 올랐다.



SK리비오는 SKC가 대상, LX인터내셔널과 2021년 설립한 생분해 플라스틱(PBAT) 전문회사다. SKC는 PBAT 기술, 대상은 원료, LX인터내셔널은 제품 판로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LX인터내셔널이 작년 말 투자를 철회하면서, 역할 분담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SKC는 수개월간 LX인터내셔널 지분(구주 156억원 및 신주 204억원)을 매입하거나, 다른 투자사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결국 전자를 택했다. SKC의 SK리비오 투자액은 당초 계획보다 360억원 늘어난 1400억원이 됐다.

경영진에서 SKC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SK리비오 경영진은 사내이사(대표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4명으로 이뤄져있다. 그 동안 기타비상무이사 4명은 SKC 2명, 대상과 LX인터내셔널 각 1명으로 구성돼왔다. 최근 LX인터내셔널 몫을 SKC가 흡수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5명 가운데 4명이 SKC 인사로 채워졌다. 지난달에는 사명도 변경했다. 기존 사명(에코밴스)과 달리, 새 사명은 'SK'라는 그룹명을 집어넣어 SK 색채를 강하게 입혔다. 그만큼 SK리비오 안팎에 SKC 영향력이 증대됐다.



PBAT 사업에 대한 SKC의 강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PBAT는 매립시 6개월 내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 만큼,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한 시장조사기관은 글로벌 PBAT 시장 규모가 2020년 20만톤에서 2025년 50만톤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SKC는 잠재수요가 200만톤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단 PBAT는 잘 찢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SK리비오는 일반 플라스틱 수준의 강도를 갖는 고강도 PBAT 생산을 예고해왔다.

사업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SK리비오는 조만간 베트남 하이퐁시에 연산 7만톤 규모의 PBAT 생산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최근 레 띠엔 쩌우 하이퐁시 당서기장 등이 방한해 SKC 본사에서 공장 설립에 협력한다는 MOU(업무협약)를 맺기도 했다. 가동 목표는 2025년이다. SKC 관계자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 선제적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에 나섰다"며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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