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사진 왼쪽부터)과 작고한 찰리 멍거 /AP=뉴시스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가 100세 생일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별세하자 오는 4일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회의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멍거 부회장 없이 열리는 첫 연례회의인 만큼 수십년간 주주들이 열광해온 '버핏-멍거 커플'의 혜안은 듣기 어려워졌다. 자본주의 토크 콘서트를 방불케했던 이들의 투샷은 이제 볼 수 없다.
버핏 주식 바구니 맡을 두 사람, 운용 수익률 보니…웨슐러는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위해 경매에서 수백만달러를 지불한 후 버크셔에 고용됐다. 콤스는 멍거에게 편지를 보내 만나자고 요청한 후 2010년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신문과 기업 연례 보고서는 물론 무역 간행물이나 원자재 주간지까지 읽는 독서광이란 점에서 버핏-멍거 커플과 궤를 같이한다.
워런 버핏이 이끌고 있는 미국의 투자 전문 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로고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스크린에서 비춰지고 있는 모습. /로이터=뉴스1
두 사람은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운영하고 있는 버핏으로부터 독립적으로 펀드를 운영해 자신만의 경력를 쌓고 있다. 버크셔 입사 초기에 두 사람은 마스터카드, 비자 및 의료회사 다비타 등에 투자해 2012년과 2013년에 S&P500지수의 수익률을 앞섰다. 그러나 이후의 포트폴리오는 S&P500은 물론 버크셔 투자의 약 90%를 여전히 운용하는 버핏보다 성과가 뒤진 경우가 많다. 버핏은 버크셔에서 근무하는 동안 S&P500보다 430만% 이상 높은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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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콤스와 웨슐러의 기록은 더 악화됐다. FT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모두 S&P500 수익률보다 두 자릿수 하회했고 지난해에도 지수보다 수익률이 떨어졌다. 모닝스타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두 사람의 펀드는 지난 10년간 약 7.8%의 연평균 수익률을 냈다. S&P500의 수익률(12%)과 버핏(10.2%)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한다. 10년 중 7년 동안 지수를 하회했다.
버크셔 10년 간 최고의 결정, '애플' 투자 이끌어그렇다해도 두 사람이 그간 버크셔에 기여한 바는 크다. 버핏은 기술주를 선호하지 않는 반면 콤스와 웨슐러가 애플 투자를 주도했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버크셔의 투자 중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꼽힌다. 버크셔는 400억달러를 들여 애플 주식을 매입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이 주식의 가치는 약 1750억달러로 버크셔 전체 가치의 5분의 1이 넘는다. 지난해 말까지 버크셔는 애플 투자로 3배를 벌어들였다. 애플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버크셔의 지난 10년간 수익률은 S&P500지수를 지금보다 한참 하회했을 것이다.
워렌 버핏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토드 콤스(사진 왼쪽)와 테드 웨슐러/사진제공=소셜미디어 X
두 사람이 풀어야 할 구조적 단점도 있다. 버핏이 은퇴할 즈음 버크셔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자금 관리자 중 하나로, 버크셔의 개별 운영부서보다 더 큰 주식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다. 버크셔의 후임 최고경영자(CEO)인 그렉 아벨과 함께 168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현금자산을 어떻게 투자할지가 관건이다.
1983년 이후 대부분의 버크셔 연례회의에 참석해온 샤프인베스트먼트의 제리 베이크 수석투자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것은 일종의 새 시대로의 전환"이라며 "사람들은 (버크셔를) 이어갈 다음 세대에 대해 더 친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